박원순 성추행 의혹, 검찰이 먼저 알았다…피해자 측 “면담 요청했으나 불발”

박원순 성추행 의혹, 검찰이 먼저 알았다…피해자 측 “면담 요청했으나 불발”

기사승인 2020-07-22 15:56:41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22일 오전 11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검찰이 경찰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먼저 파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소 사실이 검찰에서 유출된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모처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지난 7일 고소장 작성이 완료된 상태에서 피해자와 상의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조사부에 면담 요청을 했다. 검찰에서는 고소장 접수 전 면담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피고소인이 누구인지 확인을 먼저 해야 한다고 해서 피고소인에 대해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고 박 전 시장 관련 고소장은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됐다. 검찰은 이보다 하루 전 피해자가 성추행 혐의로 고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셈이다.

다만 검찰을 통한 고소는 불발됐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 피해자 측과 검찰의 면담이 약속됐으나 검찰 측 일정으로 인해 면담이 취소됐다. 이로 인해 고소장은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접수됐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와 상의한 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아 경찰에 연락했다”며 “8일 오후 2시28분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사건 범위에 대해 여쭸다. 여성·아동·지적장애인·고위공직자 관련 사건이라고 답해 ‘고위공직자 사건으로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서울 서초구 검찰청 / 박태현 기자 
고 박 전 시장은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공관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이튿날인 지난 10일 오전 0시 서울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 박 전 시장이 피소 사실을 인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는 8일 오후 3시 고 박 전 시장을 찾아가 “실수하신 것 있느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박 전 시장이 피소 사실을 알게 된 경위 등이 논란이 됐다. 피고소인이 고소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 김 변호사도 경찰 조사 당시 보안을 철저히 당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피소 사실 유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서울중앙지검은 기자회견 후 “김 변호사와 통화 사실 및 통화 내용,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된 사실에 대해 상급기관에 보고하거나 외부에 알린 사실이 일체 없다”고 강조했다.

유출 통로가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던 경찰과 청와대, 여성단체 모두 의혹을 부인했다.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는 20일 인사청문회에서 “현재까지 모든 상황을 종합한 결과, 경찰에서 피소 사실이 유출된 정황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유출 과정에서 경찰의 잘못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경찰로부터 피소 사실을 전달받았던 청와대도 유출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고 박 전 시장이 9일 새벽 청와대 통보로 피소 사실을 알게 됐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청와대는 관련 내용을 통보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를 지원한 여성단체도 “서울시에 고소 관련 내용을 전달한 사실이 일절 없다”며 “추측성 보도로 사안의 본질을 흐리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9일 피해자와 처음 면담해 고소장을 확인, 피고소인이 고 박 전 시장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것으로 전해졌다.

soyeon@kukinews.com / 사진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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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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