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젠지e스포츠는 1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설해원 프린스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0 완승을 거뒀다. 앞선 DRX전에서 패배하며 주춤했던 젠지는 10승(3패)째를 거두며 다시금 시동을 걸었다.
2세트 ‘아칼리’를 플레이해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된 곽보성은 “이기고 기세를 타야 되는 경기였는데 이겨서 좋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젠지는 앞선 경기에서 DRX를 만나 세트 스코어 1대 2로 패했다. 경기 종료 후 LCK팬들은 두 팀의 경기를 올 시즌 최고의 명경기로 손꼽길 주저하지 않았지만, 선두 자리를 노리고 있던 젠지 선수들에게 경기 내용은 중요치 않았다. 뼈아픈 1패라는 걸 부정하긴 힘들었다.
곽보성은 “일단 싸우면 이기는 상황인데 싸우지 않았던 예전 저희 상황과 비슷했다고 봤다. 교전이 끝난 타이밍, 그러니까 조용한 시간에 방심했다는 피드백이 나왔다”고 지난 경기를 복기했다.
아쉽게 패해 그 날 잠이 오지 않았을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곽보성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경기를 졌다고 잠을 못 자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이후의 어떤 사건 때문에 사실은 조금 잠을 설쳤다.”
곽보성이 언급한 ‘사건’은 DRX가 경기 종료 후 SNS를 통해 공개한 웹툰과 관련돼 있다. 관우의 오관돌파 이야기를 담은 ‘요코야마 미츠테루 삼국지’의 유명 장면을 패러디 한 ‘DRX TOON ep. 10’에서는 관우로 등장한 ‘쵸비’ 정지훈이 곽보성의 목을 자르는 장면이 나왔다.
승리를 자축하기 위함이었지만 당사자인 곽보성으로선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웹툰을 본 곽보성은 늦은 새벽, 불편한 심경을 담은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곽보성은 “개인 계정에 글을 올렸을 때는 새벽이라 횡설수설했던 것 같다. 처음 그걸 접했을 때 든 솔직한 감정은 ‘열받는다, 더 잘해야겠다’였다”고 담담히 당시의 감정을 전했다.
‘자극제가 되었을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곽보성은 한 번 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사실 그런 걸 생각하다보면, DRX나 혹은 감정이 있는 팀과 경기 할 때 내가 성급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날 순간 흔들렸을 뿐, 이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그에게 동기 부여를 심어준 건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개최 확정 소식이었다.
당초 롤드컵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최가 불투명했지만, 라이엇 게임즈는 오는 9월 25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롤드컵을 연다고 공표했다. 곽보성은 “롤드컵을 한다는 얘기를 접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젠지는 다음 주 담원 게이밍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담원은 앞서 DRX를 2대 0으로 완파하며 물 오른 경기력을 보였다. 곽보성은 “우리가 하던 대로 교전에서 밀리지 않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남은 경기 중 제일 중요한 경기다. 꼭 이겨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싶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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