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도란의 검을 사서 라인전을 하느라 구도가 망가졌던 것 같아요.”
DRX의 미드라이너 ‘쵸비’ 정지훈이 담원전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었다. DRX는 1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12승(2패) 째를 거둔 DRX는 단독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완승을 거뒀음에도 DRX는 경기 후 곧바로 피드백에 돌입했다. ‘씨맥’ 김대호 감독의 지도를 심각한 표정으로 경청하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에 대해 정지훈은 “감독님이 우리가 잘못해서 당한 건지, 어쩔 수 없이 당한 것인지 등에 대한 구분을 해주셨다.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우리가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고 있는데, 그게 경기력으로 나타나서 의식이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앞선 담원전 패배가 영향을 준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DRX는 지난달 30일 우승을 놓고 다투는 담원과의 경기에서 0대 2로 완패했다.
그는 “아무래도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패배 후 분위기기 확실히 안 좋긴 했다. 충격에 빠져 있을 시간은 없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분석하느라 바빴다”고 전했다.
어떤 부분이 문제였느냐고 묻자 정지훈은 “팀적으로는 조합을 잘못 맞춘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스스로는 ‘도란 방패를 들었다면’하는 아쉬움이 있다. 애초에 미드로 ‘카밀’을 잘 쓰지 않는데 개인적인 데이터로는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도란 검으로 라인전을 하면서 거기서부터 구도가 망가졌던 것 같다”고 말끝을 흐렸다.
담원전을 패했지만 DRX는 여전히 단독 1위다. 잔여 일정을 들여다보면 T1을 제외하곤 까다로운 대진이 없다. 큰 변수가 없다면 플레이오프 결승에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
정지훈은 “아무래도 남은 일정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으로 평가했을 때 T1이 가장 위협되는 팀이다. ‘클로저’ 선수가 새로 투입됐으니 T1의 스타일 변화를 잘 봐야할 것 같다. 신인인데 구도를 망가트리는 것 없이 잘하는 것 같더라”며 경계를 드러냈다. ‘클로저’가 맞대결 하고 싶은 상대로 자신을 뽑은 것에 대해선 “그만큼 나를 의식한다는 거니까 기분이 좋았다. 붙었을 때 잘 상대해보려고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끝으로 정지훈은 다음 주 치르는 샌드박스전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기는 양상을 보여주고 싶다. 실현할 수 있게 개개인이 알아서 잘해야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 팀이 휘청거리고 불안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지만 남은 일정을 잘 소화할 수 있게 많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지훈은 인터뷰 중 기자를 통해 ‘LoL 월드챔피언쉽(롤드컵)’ 개최가 확정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이날 오전 오는 9월 25일부터 상하이에서 롤드컵을 개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정지훈은 “방금 알았다(웃음). 롤드컵이 개최되면서 올 시즌 잘하는 선수, 팀에게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실 불안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요새 워낙 민감한 시기이지 않나. 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별 사고만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