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아직 1황이라고 하기엔 이른 것 같아요.”
담원 게이밍의 서포터 ‘베릴’ 조건희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담원은 6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젠지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2세트를 내주며 13세트 연승이 마무리됐지만, 12승(2패)째를 거둔 담원은 득실에서 DRX에 크게 앞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날 1세트 ‘뽀삐’, 3세트 ‘세주아니’ 등을 플레이 해 팀에 활력을 가져다 준 조건희는 “중요한 경기였는데 힘들긴 했지만 2대 1 승리를 거둬 좋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가 바텀이 약한 팀이지 않나, 스프링 때부터 느꼈지만 어느 팀 바텀보다도 젠지의 바텀이 팍팍하고 딱딱하게 잘한다. 실수도 안 한다. 오늘도 상체가 잘해서 이겼다”고 덧붙였다.
단독 1위로 올라선 것에 대해서는 “사실 시즌 전에는 이 정도까지는 예상을 못했다”며 “스프링 때도 폼이 안 좋았다. 당시만 해도 3강(DRX‧젠지‧T1) 등의 경기력이 되게 좋아서 1위까지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2라운드 들어 세트 패배 없이 전승을 기록했던 담원은 2015시즌 SKT T1(현 T1)이 달성한 득실차 +29의 기록을 넘보고 있었다. 하지만 2세트를 패하면서 기록 경신에 먹구름이 꼈다.
조건희는 “최고 승점을 기록할 수 있다고 봤는데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면 15 SKT와 동률을 이룰 수는 있더라. 그 걸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DRX와 젠지를 모두 잡았으니 ‘1황’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조건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그래도 T1 때문에 1황은 아니다. T1이 요즘 폼을 되찾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긴장을 하면서 해야 될 것 같다”며 경계했다.
한편 조건희는 3세트 픽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는 “젠지의 4픽을 보고 난 뒤 5픽에 세주아니가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걸 주면 우리 탑이 힘들 것 같아서 그걸 뺏었다. 그런데 세주아니를 정글로 쓰면 맛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5픽에 냅다 ‘카서스’를 선택했다. 온전히 내 독단으로 뽑았다”고 전했다.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의 반응을 묻자 조건희는 “다들 당황하긴 했다. 그래도 4‧5픽에서 뭘 뽑을지 갈팡질팡하고 있던 참이었다. 어영부영하기도 했고, 세주아니를 정글로 사용하면 못 이길 것 같아서 그냥 카서스를 선택해버렸다”고 덧붙였다.
‘판테온’부터 ‘세트’, 여기에 뽀삐와 세주아니까지. 올 시즌 다양한 챔피언들을 서포터 챔피언으로 활용하면서 맹활약하고 있는 조건희다. ‘베릴’이기에 가능한 모습이 아니냐고 묻자 조건희는 “웬만한 리메이크 챔피언이나 신규 챔피언은 꼭 다섯 번씩 이상은 플레이 해보는 편이다. 스킬 메커니즘 같은 걸 잘 알고 있다”며 “서포터로 쓸 수 있는 픽은 고난이도 피지컬을 요구하지 않는다. 적당한 CC가 있으면서 탱킹이 되는 걸 쓰면 된다. 세주아니 같은 경우는 내가 아니더라도 리그의 다른 서포터들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판테온에 대한 자신감은 숨기지 않았다. 조건희는 “판테온 같은 건 어려울 수 있다. 나는 판테온을 할 때만큼은 ‘내가 우주 최강’이라는 생각으로 한다. 죽더라도 누굴 꼭 데려간다는 마인드로 플레이 한다. 판테온을 할 때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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