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와 사상 최장 장마가 겹치면서 ‘집밥’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집에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점차 덩치를 불리고 있다.
HMR은 ‘Home Meal Replacement’의 앞자를 따 만든 용어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음식을 먹을 때의 과정은 식재료 구입→식재료 손질→조리→섭취→정리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HMR은 이런 과정에서의 노력과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HMR 제품 인기가 올해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9.5% 상승한 영업이익(3849억원)을 기록한 CJ제일제당은 HMR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CJ제일제당 매출 중 식품사업부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1% 증가한 2조191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국내에서는 집밥 트렌드 확대로 가정간편식(HMR) 판매가 늘며 외식 감소에 따른 B2B 매출 축소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에서도 국내 HMR 제품 실적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22일 풀무원은 해외 사업의 어려움을 딛고 미, 중, 일 3대 글로벌 빅마켓에서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미국 시장에서 주력 제품인 신선식품 ‘두부’와 생면 HMR ‘아시안 누들’이 모두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 두부는 20%, 아시안 누들은 30% 성장했다.
풀무원 두부 매출은 미국 내 식물성 단백질 트렌드에 힘입어 매년 성장하고 있다. 올해 미국 두부 수요가 크게 증가해 미국 동서부 3곳의 풀무원 두부공장은 모두 100% 가동하고 있다. 미국 생산량만으로는 부족해 한국 음성 두부공장에서 만든 두부를 매달 100만모 이상 수출하고 있다. 아시아누들도 각광받고 있는데, 풀무원은 지난 2016년부터 미국 코스트코를 중심으로 ‘한국식 짜장면’과 ‘데리야키 볶음우동’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아시안 누들 매출도 지난해 3000만 달러를 넘었다. 올해는 코스트코에 이어 월마트 계열의 회원제 할인매장 ‘샘스클럽’에 본격 입점해 더 높은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풀무원 해외 사업 중 올 상반기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특히 풀무원은 중국 시장 진출 초기부터 이커머스와 O2O 등 신유통 채널에 집중했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식음료 구매가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에 더욱 탄력을 받았다. 중국 식품사업은 올해 1분기 첫 분기 흑자를 냈고 2분기도 여세를 몰아 상반기 종합 파스타 176%, 두부 87%로 주력 제품군에서 모두 높은 성장을 이뤄냈다.
연일 치솟는 HMR 인기에 새로운 브랜드도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동원산업은 프리미엄 수산물 HMR 브랜드 ‘수산명가’를 론칭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수산명가 브랜드의 제품은 ▲훈제연어 스테이크 2종(그릴, 페퍼) ▲두툼한 생연어회 ▲가시없는 생선구이 2종(고등어, 참치) ▲바로 먹는 수산물 2종(데친문어, 자숙소라) ▲프리미엄 명란으로 구성됐다. 더본코리아는 HMR 신제품으로 ‘백종원의 매콤닭볶음탕을 선보이기도 했다.
HMR 관련 제품은 앞으로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소비 욕구가 침체된 가운데, 자택에서 체류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HMR 판매량이 많이 급증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위기로 일부 사업이 부진했음에도 HMR 상품 매출로 상쇄효과를 본 기업들이 있다”며 “식품업계 위기를 탈출할 돌파구로 HMR이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HMR 시장에 뛰어드는 식품업계도 많아지는 추세”라면서 “각 기업의 장점을 활용한 다양한 HMR 제품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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