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가 주요 산유국의 공급 경쟁으로 급격히 떨어진 원유가격을 더 끌어내리면서,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상반기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도체·정유화학·통신으로 대변되는 SK그룹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도 코로나19와 불확실한 세계 경제라는 파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캐시카우 삼총사 중 상반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낸 SK하이닉스의 선전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이상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하이닉스·텔레콤 등 SK그룹의 주력 계열사 3개사의 연결기준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조896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와 견줘 26.44% 증가했다. 그러나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40% 감소한 1조2648억원에 그쳤다.
올해 2분기 매출액은 22조8424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비해 4조1476억원(15.37%) 줄어들었고, 상반기 매출액은 올해 48조52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3조8981억원에 비해 5조3688억원(9.96%) 줄었다.
계열사로 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시장 확대로 서버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영업이익 1조94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05.3% 증가한 실적이다. 이는 애초 시장예상치인 1조8041억원을 넘는 규모다.
매출은 8조60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33.4%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도 그룹에서 가장 많은 800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74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41억원보다 37.1%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서도 서버 메모리 수요 강세와 주력 제품의 수율 향상 등 원가 절감 등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수요 확산이 실적 호재로 작용했다.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5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1.4% 증가했다. SK텔레콤 역시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시장은 애초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을 3241억원으로 예상했었다.
SK텔레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66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454억원보다 2.5%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이 지속했다. 다만 1분기보다 적자폭이 75% 개선된 것이 위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4397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1분기에는 지난 1962년 이 회사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인 영업손실 1조7752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2조21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사업이 43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영향이 컸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국제 유가가 다소 반등하면서 재고 관련 손실이 줄고 중동원유 공식 판매가격(OSP)이 하락했다”며 “전분기보다 손실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석유, 화학 전 사업군의 시황이 부진해 적자는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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