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캐드’ 조성용 “패배로 쌓은 경험, 헛되게 하지 않겠다”

[LCK] ‘캐드’ 조성용 “패배로 쌓은 경험, 헛되게 하지 않겠다”

기사승인 2020-08-24 08:00:02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제가 너무 무리했어요…”

한화생명e스포츠의 정글러 ‘캐드’ 조성용의 목소리에선 짙은 아쉬움이 묻어났다. 한화생명은 23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팀 다이나믹스와의 최종전을 2대 1 승리로 장식했다. 설해원 프린스에게 1승을 거둔 뒤 오랜 기간 연패를 기록했던 한화생명은 2승(16패)째를 수확하며 9위로 시즌을 마쳤다.

경기 종료 후 전화 인터뷰에 응한 조성용은 “유종의 미를 거둬서 기분이 좋다. 오늘 승리로 동료들의 분위기가 한결 좋아질 것 같다”면서도 “초반에 내가 잘해놓고서 계속 무리한 플레이를 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모든 세트에서 동선을 잘 짰는데 욕심을 부리다가 제 발에 걸려 넘어졌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경기 1세트를 내준 뒤 조성용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고 한다.

그는 “다 이긴 게임이었는데 아이템트리부터 플레이까지 전반적으로 내가 잘 못 했다”며 “머릿속이 하얘지더라. 가슴도 두근거렸다. 나 때문에 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담하게 교체를 기다리고 있는데 감독‧코치님들이 ‘잘했다, 초반에 이대로만 해 봐’라고 격려를 해주시더라. 화장실에 가서 혼자 열심히 자기 최면을 걸면서 2세트에 임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돌이켜보면 갓 1군으로 콜 업 된 신인에겐 지나치게 가혹했던 시즌이었다. 패배는 때론 약이 된다지만 연패는 얘기가 달랐다. 자신감이 무너졌고 패배의식도 싹텄다. 

조성용은 “대회 초반에는 게임 자체가 되게 재밌었다. 대회를 나간다는 게 행복했다. 그런데 패배할수록 내가 무엇 때문에 이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더라. 어느 정도 노력을 하면 거기에 따른 보상이 있어야 되는데 지기만 해서 너무 괴로웠다. 심리적으로 안 좋았다”고 털어놨다. 

조성용의 말에 의하면 한화생명의 스크림 성적은 좋았다고 한다. 강‧약 팀을 통틀어 승률 55% 정도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정작 실전에 들어가면 마음만 앞섰다고 조성용은 전했다. 

그는 “대회만 나가면 무참히 깨지니까 ‘스크림이 의미가 있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이기고 있어도 끝까지 굴리는 법을 나를 포함한 신인들이 잘 까먹는 것 같다. ‘이길 수 있을까?’ ‘조금 더 이득을 봐야 돼, 아니면 역전 당할 것 같아’ 등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고 전했다. 

연패를 끊기 위해 팀 적으로 연습 외의 노력도 많이 했다고. 그는 “여행도 한 차례 갔었고 우리끼리 회식을 하면서 서로 많은 얘기들을 나누고 했다”고 밝혔다. 

프로로서 호된 데뷔 시즌을 보냈지만 그만큼 조성용의 마음도 단단해졌다. 

조심스럽게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묻자 그는 “사실 올 시즌 한 두 경기만 나왔어도 되게 만족스러웠을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이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았다. 패배로 쌓은 경험이 헛되지 않도록 다음 시즌에는 할 것을 하면서도, 그 이상의 것을 할 수 있는 정글러가 되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중간 목표는 플레이오프에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가 잘했으면 이겼을 게임이 충분히 많다고 생각해요. 그런 실수들이 스스로 너무 화가 났어요. 너무 죄송하고 다음 시즌엔 더 발전한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분들게 감사합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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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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