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400명대…위기 직면한 유통가 “3단계 격상만은…”

확진자 400명대…위기 직면한 유통가 “3단계 격상만은…”

기사승인 2020-08-28 04:10:02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이 한산하다. /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유통업계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실화할 경우 오프라인 위주의 유통업체는 사실상 상황이 마비되는 ‘셧다운’ 상태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는 보건당국의 발표를 예의주시하며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27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41명 늘어 누적 1만8706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의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이달 14일부터 이날까지 2주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포함해 방역 강화를 위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3단계 격상 또는 그에 준하는 조치로 갈지, 언제 실행할지 등 모든 가능성을 두고 속도 있게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때는 고위험시설뿐 아니라 중위험 다중이용시설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 필수적인 사회‧경제활동 외에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목욕탕, 사우나, 오락실, 영화관, 헬스장 카페 등의 영업이 중단되고, 식당, 미용실, 쇼핑몰 등은 영업시간과 인원수가 제한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중위험 시설로 분류돼 제한이 이뤄질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실상 문을 닫을 가능성은 없지만, 영업시간 제한과 방문 고객 감소로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과거 전례가 없던 일이라 업계는 더 어려움을 호소한다. 

정부는 자난 19일부터 서울 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 사진=박효상 기자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기업들은 “정부 방침을 잘 따를 것”이라면서도 “큰 피해가 예상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면서도 “마트나 백화점이 중위험시설로 분류되면 훨씬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대부분의 유통업계는 앞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이달 18일부터 20일까지 롯데‧현대‧신세계 주요 백화점 3사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15% 하락했다. 비교적 교외에 위치한 아울렛 등도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반기 실적 만회의 기회도 사라지게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우려다. 지난 2분기 주요 유통기업은 코로나19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쇼핑은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고, 신세계와 이마트는 아예 적자를 봤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대비 84% 급감했다. 

유통업계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이전처럼 방역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은 고객 방명록 작성과 푸드코트 내 좌석 수를 줄이고 1m 이상 간격을 두게 했다. 홈플러스는 본사 직원 대상,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확대했고, 매장 계산대 및 고객 서비스센터에 거리 간격 안내 배너를 설치했다. 

이마트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전 선제적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현재 대부분의 매장에서 진행하는 주 1회 방역을 전점으로 확대 실시한다. 또 현재 50%로 축소 운영하고 있는 본사 협력회사 상담실 폐쇄, 집합교육 금지 등을 통해 방역 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GS25와 CU 등 대형 편의점업체는 셀프 결제 시스템 사용을 권장하고 있고, 가맹점포 매대에 투명 아크릴 비말 차단막을 설치했다. 

현 상황에선 방역 말곤 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호소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3단계 격상으로 소비 심리 자체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곧 추석이 다가오는 시점이라 내부서도 방역을 강화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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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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