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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업체 고집만 내세우면 안 돼요. 인생에서 제일 아름다운 결혼식의 추억, 신부가 가져가야죠.”
2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웨딩드레스 샵 ‘라포레’(LAFORET)에서 만난 김기희 대표는 오늘도 ‘신부’ 걱정에 여념이 없었다. 코로나19로 신부들의 고민이 깊어지자 최근 김 대표의 손도 바빠졌다. 잇단 예식 연기와 취소에 기존 일정이 변동됐기 때문이다.
“웨딩드레스는 단지 몸에 걸치는 옷이 아니라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함께 보내는 동반자예요.” 김 대표는 코로나19 위기이지만 어려움에도 결혼을 하는 신부에게 최고의 결혼식을 선사할 수 있도록 더 치열하게 웨딩드레스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25년 경력의 웨딩드레스 전문가 김 대표에게도 코로나19는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예식장은 50명 이상 하객 초대가 불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간소한 예식을 치르는 이들이 많아졌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예식을 간소화하는 이들이 늘면서 화려하기보다 규모에 걸맞게 심플한 디자인의 드레스로 변경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코로나19라는 큰 변수가 발생했지만, 고객들의 요구에 맞는 최상의 드레스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장소와 예식 특징을 잘 캐치해 드레스 디자인뿐만 아니라 웨딩드레스의 전체적인 스타일링을 진행한다”며 “테마에 맞는 웨딩드레스가 되기 위해 여러 차례 점검하고, 더 꼼꼼히 챙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어쩔수 없이 예식을 연기하는 신부들의 마음이 이해가되고 또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기희 대표는 “결혼식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로 기억되고 추억으로 간직해야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그러지 못하는 신부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결혼식 연기 등에 따른 위약금을 신부 측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소해지는 예식 트렌드에 맞추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고객들과 충분히 소통을 하는 등 라포레가 코로나19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던 이유는 김 대표의 부단한 트렌드 공부의 공이 컸다.
쉬는 날이면 젊은 세대가 많은 거리를 찾는다는 김 대표는 “웨딩드레스는 폐쇄적으로 닫힌 분야가 아니다”라며 “패션의 일환으로 복고 등 트렌드를 따라 유행과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백화점과 거리를 둘러보면서 이슈를 살피고 자극을 받는다는 김 대표는 경력 25차가 된 지금도 ‘열공(열심히 공부하다)’ 중이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상황이 된 2020년은 김 대표에게 아쉬움이 많은 해로 기억될 듯하다. 라포레의 나눔활동이었던 자선사업 ‘다문화가정 결혼식 지원행사’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중단했기 때문이다.
라포레는 매년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가정 20쌍을 선정해 라포레 드레스를 제공하고 합동 결혼식을 지원해 왔다. 김 대표는 라포레 드레스를 입는 신부들을 만나는 매일이 기쁨이었지만, 다문화가족 신부들이 라포레 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치르는 모습은 또 다른 의미의 큰 보람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웨딩드레스 사랑은 순백의 매력에서 처음 시작됐다. 미술을 전공한 김 대표는 순백의 원단이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되는 웨딩드레스에 25살 처음 매료됐다.
김 대표는 “작은 오피스텔에서 학교 선배와 시작한 샵이 지금 벌써 서울의 중심 강남에서 5번째 둥지를 틀었다”며 “더 다양한 라포레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현재 대구, 부산, 청주 등 여러 군데에 라포레 샵이 있지만 조금 더 드레스가 편하게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심과 접점이 많은 일상복형 웨딩드레스 샵을 운영하는 것이 중장기 라포레의 미래 계획”이라고 밝혔다.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