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소방청이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을 받는 시간대에 긴급한 내용이 아니면 신고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6일 소방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생명 안전과 직접 관련이 없는 비긴급한 신고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소방청이 자제를 당부한 신고 유형은 현수막이 찢어져 있거나 자동차 위에 나뭇가지가 떨어져 있다는 내용, 통행에 지장 없는 공원 등에 나무가 쓰러졌다는 내용, 태풍이 언제 지나가는지 또는 비가 얼마나 더 내리는지를 묻는 내용 등이다.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했을 당시 부산소방본부에는 119 신고 접수가 폭주했다. 1시간 동안 3428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평소의 약 56배에 달했다. 부산소방본부는 마이삭에 대비, 119 신고전화 접수대를 기존 22대에서 67대로 증설했으나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고 전화 폭주로 긴급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 하는 일도 발생했다. 부산에서 마이삭의 영향으로 사망한 60대 여성 A씨는 119에 신고를 접수하지 못 했다. A씨는 태풍에 흔들리는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던 중 창문이 깨져 크게 다쳤다. A씨의 가족은 119에 신고 접수를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경찰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과다출혈로 숨졌다.
지난 7월23일 부산에 폭우가 내렸을 당시에도 119 신고 전화가 폭주했다. 이로 인해 부산 초량 지하치도 침수 사고의 구조 시각이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시간대인 오후 9시30분~오후 10시13분 부산소방본부에 신고된 3115건 가운데 1075건만 접수됐다. 119 최초 구조 요청은 오후 9시32분44초에 이뤄졌으나 연결이 된 것은 오후 10시13분이다. 이날 초량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3명이 숨졌다.
긴급한 상황임에도 119로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다면 소방청에서 운영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119 신고’와 온라인 홈페이지 ‘119안전신고센터’를 활용할 수 있다.
긴급 출동이 필요하지 않은 태풍 피해 민원의 경우, 국번 없이 110에 신고하면 된다. 110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콜’이다. 110에서 민원 등을 수집해 각 소관 부처에 전달한다. 보다 빠른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소관 부처에 직접 연락하는 방법도 있다. 급·배수 등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정전 등 전력 문제는 한국전력 또는 전기안전공사, 가스 관련 문제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에서 담당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119에서는 신고 전화가 오면 일단 모두 받아야 한다. 신고가 접수된 후에야 긴급 상황인지 비긴급 상황인지 알 수 있다”며 “‘비가 언제 그치느냐’ 등 비긴급한 질문을 자제해 필요하고 급한 곳에 119 구조대가 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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