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 A씨(52)는 지난 9일 인천 중구 을왕리 해수욕장 인근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 당시 가방을 착용하고 있었다. 가방에는 휴대전화를 비롯해 그날 판매한 통닭 값, 카드단말기 등이 들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0일과 지난 17일 두 차례에 걸쳐 사고 현장 주변을 수색을 했으나 소득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교통공단과 합동 수색을 진행했지만 휴대전화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실종 등의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유가족의 요청이 있더라도 위치 추적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경을 넓혀 추가적으로 수색할 방침”이라며 “유가족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유류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뿐만이 아니다. A씨의 이웃들도 유가족을 돕기 위해 나섰다.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사고 이후 거의 매일 같이 현장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해수욕장 인근의 한 상인은 “장례식장에서도 (고인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계속 전화를 했다. 신호는 가지만 받는 사람은 없었다”며 “가족들이 사진이 담긴 휴대전화만이라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인은) 휴대전화 벨소리를 항상 켜 놨다. 현장 주변에 떨어져 있었다면 반드시 발견했을 텐데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웃들은 A씨를 “항상 친절하고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았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만난 70대 여성은 “부부 모두 큰 소리 한 번 내는 법 없는 순한 사람들이었다”며 “좋은 사람을 먼저 데려간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9일 오전 0시53분쯤 을왕리 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B씨(33·여)가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 배달을 가던 A씨를 들이받았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B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 이상이었다. 면허취소 수치인 0.08%보다 훨씬 높았다.
인천중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B씨를 구속, 지난 18일 검찰에 송치했다. B씨의 동승자인 C씨(47)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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