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예산안 시정연설 사전 환담을 하기위해 국회의장실을 방문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청와대 경호처 관계자들로부터 ‘신원검색’을 요청받자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당사자인 주 원내대표는 28일 문 대통령의 2021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9시40분께 간담회장으로 가는 중 입구에서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했다”며 “국민의힘 원내대표라고 이야기했는데 검색을 하겠다고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수색 당하고 갈 수는 없다며 돌아나왔다. 간담회장에 있던 모든 사람을 수색한 것인지, 민주당 원내대표도 그렇게 한 적이 있는지 알아봐야한다”며 “이 정권의 모든 분야에서 일방통행하고 국민과 거리를 두지만 야당 원내대표까지 수색을 당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황당함을 드러냈다.
이어 “(논란) 직후 경호부장이 와서 직원의 실수였다고 사과했지만 실수가 있을 수 없다”며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것은 국회의원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것인데 접근을 막은 것도 황당하고, 야당 원내대표 접근을 금지하고 수색 대상으로 본 것도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의도된 도발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청와대가 의사당 내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접근조차 막는 것인가? 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회 원내정당 지도자를 만나러 온 대통령의 목적을 잊었나? 청와대 시스템 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국회의사당 내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신체 수색을 강압적으로 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노골적 모욕이다. 국민의힘은 국민과 함께 청와대의 안하무인에 분노한다”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문 정부의 단면이 오늘 그대로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국회 사무총장 출신인 정진석 의원은 “대통령이 국회에 올 때 간단히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들이 티타임을 가진다. 그때 수색하고 제지를 한 전례가 없다. 전두환 때도 이렇게 안했다. 어떤 의도가 숨어있는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도 청와대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배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협치하겠다고 오신 분들이 이렇게 하셔도 되느냐”며 “주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인거 모르는 분 있느냐. 이 무례를 청와대가 국회와서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힘은 강력히 유감을 표명하고, 청와대의 공식적 사과와 해명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동안 노골적인 야유를 보냈다. 문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부터 고성과 야유가 쏟아졌고, 결국 문 대통령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중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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