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이춘재가 법정에서 경찰의 과거 수사를 비판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2일 오후 1시30분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재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이춘재는 증인 자격으로 재판에 출석했다.재판에 출석한 이춘재는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검문당한 적은 있지만 특별히 긴장한 적은 없다”며 “형사들과 여러 번 마주쳤지만 주변인에 대해 질문하는 것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춘재는 당시 피해자의 물건으로 추정되는 시계를 갖고 다니다가 경찰로부터 검문을 당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시계에 대해 경찰이 물어서 ‘주웠다’고 답했다. (시계에 대한 질문은) 그냥 그렇게 끝났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이 용의 선상에 오르지 않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춘재는 “제 주변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사건도 있었다. 사건을 은폐하거나 숨기려고 노력을 한 것이 아니었다”며 “한 번쯤 의심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관들이 몇백명씩 수사에 나섰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후 싹 빠져나가는 일이 반복됐다”며 “보여주기식 수사라고 생각될 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춘재는 지난 1986년부터 지난 91년까지 경기 화성과 충북 청주에서 14건의 살인사건을 저질렀다. 모두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였다. 살인사건 외에도 23건의 강간·강간미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모방 범죄로 알려졌던 ‘8차 사건’ 또한 이춘재의 범행임이 자백됐다. 8차 사건은 지난 88년 9울16일 당시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자택에서 박모(당시 13세)양이 성폭행당한 뒤 숨진 사건을 뜻한다. 경찰은 지난 89년 윤성여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윤씨는 재판 과정에서 고문에 의해 허위 자백했다고 증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씨는 20년간 옥살이를 하다가 지난 2009년 출소했다. 윤씨는 이춘재의 자백 이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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