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였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대부분의 의료진들이 크록스를 신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2년 ‘골든타임’, 2013년 ‘굿 닥터’ 등에서도 의료진이 크록스를 신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실 병원에 방문해서 살펴보면 의료진들이 크록스를 신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병원 내 의사들은 대부분 단순히 편해서 신는다고 밝혔다. 슬리퍼·컴포트화·운동화 등과 비교해 봤을 때도 신고 벗기 쉽고, 환자의 침대를 끌거나 환자의 오물·체액으로부터 발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크록스를 선호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24시간 넘도록 근무할 때에도 다른 신발보다 푹신푹신해 피로감이 덜하다는 것도 의료진들이 크록스를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크록스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브랜드로 국내에 들어온 것은 2007년이다. 의사들이 크록스를 신기 시작한 건 2000년대 후반으로 알려졌다. 당시 병원 내 전공의들 사이에선 크록스를 선물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크록스에 있는 구멍에 인형·꽃·이름 이니셜 등의 배지를 달아 자신만의 크록스를 만들기도 했다. 이렇듯 인기를 끌자, 크록스에서는 의사 등 전문직업군을 위한 별도 컬렉션도 런칭해 판매하고 있다.
과거 수술실에서는 슬리퍼가 일반적이었지만, 작은 움직임이 많은 수술실에서 자칫 잘못하면 주변 도구나 기계에 발이 부딪히면서 미끄러져 사고가 날 위험도 있고, 감염의 우려도 있다보니 크록스가 더 선호되게 됐다. 하지만, 크록스에도 작은 구멍이 나 있고 점차 감염기준이 강화되면서 수술실에서는 크록스 대신 수술용 신발로 갈아신는 형태로 바뀐 곳이 많아졌다.
크록스가 편해서 의사들이 자주 신지만, 너무 오래 신게 되면 발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크록스는 발의 아치 모양 지지는 되지만, 발뒤꿈치는 제대로 잡아주지 못한다. 때문에 발가락이 힘이 들어가게 되고 그로 인해 힘줄염과 굳은살이 생기기 쉽다. 심해지면 발가락 모양과 발톱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또 크록스를 오래 신다 보면 아치 지지도 무너지게 돼 평발과 비슷한 피로감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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