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종 기자의 훈훈한 경제] 수술대 오른 실손보험…보험금 많이 타면 보험료 더 낸다

[송금종 기자의 훈훈한 경제] 수술대 오른 실손보험…보험금 많이 타면 보험료 더 낸다

기사승인 2020-12-14 10:54:37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김민희 아나운서 // 알아두면 좋은 경제 뉴스를 이해하기 쉽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가 준비하는 훈훈한 경제 시작합니다. 송금종 기자, 안녕하세요.

송금종 기자 // 안녕하세요. 훈훈한 경제 송금종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훈훈한 경제를 통해 다양한 경제 정보 챙기고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경제 정보 전해주시나요?

송금종 기자 // 실손보험, 가입하신 분 많으시죠. 제 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 불릴 정도인데, 가입자가 3천만 명이 넘습니다. 가입자 수는 엄청나지만, 단순히 병원비를 돌려받는다는 정도만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실손 보험과 관련해서 우리가 알아둬야 할 내용, 어떤 것들이 있는지 오늘 실손의료보험의 A부터 Z까지 알아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고, 가장 많이 가입한 보험은 바로 실비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 의료보험이죠. 실손보험은 다른 보험 대비 적은 보험료로 전반적인 의료비 보장이 가능하여 많은 이들이 찾는 상품인데요, 실손보험 가입 팁부터 이번 달 발표될 예정인 4세대 실손보험 상품 개편방안까지 실손 보험의 모든 것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송기자, 먼저 이 실손보험이란 어떤 보험을 말하는 건지부터 알려주세요.

송금종 기자 //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질병 또는 상해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 실제 부담하는 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 상픔입니다. ‘실제’ 의료비료 지출된 ‘손실’을 보장한다 해서 ‘실손의료보험’이라고 불리는데요,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해 주지 못하는 의료비의 80~90%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민영 의료보험, 필수보험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니까 우리가 병원에 가서 치료비로 낸 돈을 추후에 청구하면 돌려받을 수 있는 거죠?


송금종 기자 // 네. 맞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입한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입원의료비, 통원의료비, 약값을 보장하는 보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우리나라는 국가에서 보장하는 의료보장이 꽤 잘 되어 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잖아요. 그런데도 개인적으로 이 실손보험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랑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네요.

송금종 기자 // 건강보험은 모든 국민이 가입해야하는 강제성을 띈 의료보험입니다. 또한 건강보험은 재정의 한계가 있다 보니 보험가입자가 내야하는 금액이 높거나 보험을 적용할 수 없는 항목의 치료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자면 사랑니를 발치할 때 이를 뽑는 시술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빨리 아물게하는 연고가 있어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식으로요. 하지만 만약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을 경우 이런 비급여에 해당되는 항목들을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손보험을 드는 이유를 살펴보면, 비급여항목 때문에 가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비급여 항목이 의료비 부담의 큰 원인인 만큼, 그 부분을 보장해주는 보험을 들면 좀 더 안심할 수 있는 건데요. 그럼 좀 비싼 검사나 치료비도 보장이 되는 건가요?

송금종 기자 // 특약에 가입하시면 보장받으실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도수치료나 체외충격파, 비급여주사, MRI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정형외과에서 치료사가 손으로 치료해주는 도수치료의 경우, 한 번 받는 데 몇 만원씩 하거든요. 그렇다고 한 번 받아서 치료가 끝나는 것도 아니고요. 결국 부담이 되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손보험 특약을 가입하면 전부는 아니어도 상당 부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들어야 하는 시기는 언제가 적절한지도 알아볼까요. 지금 건강한데, 실손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있을까요?

송금종 기자 // 아파서 병원갈 일이 거의 없는 사회초년생들에게는 실손보험이 필요없다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손보험은 가입 요건이 타 보험상품들보다 까다롭기 때문에 질병 이력이 있거나, 나이가 많아질수록 실손 보험료가 비싸지게 됩니다. 만약 병이 걸린 상태에서 실손보험에 가입하게 된다면 ‘간편고지 실손보험’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요, 이 경우 건강할때보다 실손보험료가 2배 이상 비싸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젊고 건강한 ‘사회초년생’ 시절에 실손보험 가입을 해놓는게 좋다고 할 수 있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실손의료보험, 먼저 가입 단계도 짚어 볼까요? 실손의료보험을 가입한다면 어떤 점을 빠뜨리지 않고 살펴봐야 할까요?

송금종 기자 // 먼저 본인이 이미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합니다. 예전에 가입했던 보험의 특약이나 회사의 단체상해보험 등에 이미 포함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 발생한 손해만큼만 보상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실손보험을 가입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보상은 변동이 없습니다. 그래서 생명보험협회나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 ‘내 보험 찾아줌’을 통해 이미 가입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실손보험에 여러 개 가입되어 있더라도 보상은 변동이 없다고 하셨는데, 보장한도 또한 마찬가지인가요?

송금종 기자 // 실손의료보험 여러 개에 가입해도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늘지 않지만, 보장 한도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 전 알릴 의무” 입니다. 내가 치료받았던 내역을 가입할 때 반드시 청약서에 써야 보험금을 못 받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계약 전 알릴 의무",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실손보험이 보험 회사별로 내용에 차이가 있는 건가요?

송금종 기자 // 과거에는 보험사별로 차이가 있었으나, 2009년에 모두 동일한 상품구조로 표준화됐습니다. 다만, 보험회사별로 사업비 구조와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는 서로 다를 수 있으니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 ‘공시실’에서 비교하는 게 현명합니다. 또 보험사마다 자기부담금이 10%인 상품과 20%인 상품을 동시에 판매하니 본인의 건강과 재정상태에 따라 선택하면 좋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보험사끼리는 상품구조가 비슷하다고 하니 회사 고르려고 고민할 필요는 줄어든다는 말씀 같은데요. 보험 들 때 흔히 하는 고민인데, 나이가 많거나 과거에 아팠던 사람도 가입할 수 있나요?

송금종 기자 // 현재 나이가 많은 분들도 ‘노후’실손의료보험 가입이 가능하고요. 만성질환이나 치료 이력이 있는 분도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노후나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완화된 가입심사 기준으로 운영되는데요. 다만 자기부담금이 일반보다 많고, 보장내용도 차이가 있으니 보험설계사 등을 통해 꼼꼼하게 확인하고 가입해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지금도 가입을 할 수 있군요.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한 건, 가입하면 병원에 낸 돈을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나일텐데, 대부분 돌려받나요?

송금종 기자 //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선 가입한 상품별로 통상 10~20% 정도 자기부담금이 있어서 그 부분은 받으실 수 없고요. 일부 보장이 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예방접종비, 일반 건강검진비, 간병비, 미용성형 등 외모개선 목적의 병원비, 임신 및 출산 관련 의료비, 치과, 한의원에서의 비급여항목 등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다만, 건강검진일지라도 이상 소견에 따른 추가 검사비용, 내시경 검사 중 발견된 용종 제거비용 등 치료목적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보장이 가능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당연히 미용성형이나 예방접종을 보장해주진 않겠죠. 꼭 필요한 치료에 대해서는 보상을 한다는 말로 이해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런데 보험금을 받으려면 이것저것 필요한 서류가 많을 텐데 간편하게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서요?

송금종 기자 // 과거에는 보험금청구서를 직접 또는 팩스로 보험사에 제출해야 했는데요. 요즘은 보험회사나 핀테크업체에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간편하게 제출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일부 대형병원에서는 자체 어플리케이션이나 키오스크를 설치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렇게 소비자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는 실손보험, 하지만 보험사들은 정작 높은 손해율에 시달리며 지속가능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요.

송금종 기자 // 실손보험은 보험사에 매년 적자를 안겨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병원 이용을 자제했음에도 손해율이 131.7%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보험 가입자로부터 보험료 100원을 받으면 131.7원이 보험금으로 나간다는 뜻입니다. 전체 손실규모는 1조4000억 원입니다. 때문에 2009년 10월 표준화실손보험, 2017년 4월 착한실손보험 등 상품구조를 바꿔봤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요, 착한실손보험의 손해율도 2017년 4월 출시 이후 빠른 속도로 상승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100%를 넘어선 상태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렇게 실손보험 손해율이 치솟자 보험사들이 아예 판매를 중단하는 등 나름대로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송금종 기자 // 그렇습니다. 누적된 적자는 점차 소비자 피해로 돌아오고 있는데요 우선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하는 보험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까지 총 11개 보험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고요 가입연령 한도를 낮추는 곳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보험회사인 S생명은 실손보험 가입연령 상한선을 70세에서 60세로 낮췄습니다. 또 지난 5월에는 H생명이 65세에서 49세로, D생명은 60세에서 50세로 내렸습니다. L손해보험은 21세 이상이면 누구나 예외 없이 ‘방문 진단검사’를 거친 뒤 가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까다롭게 변경했는데요, 보험 가입을 위해 혈압을 재고, 피를 뽑고, 소변 검사도 해야 합니다. 가입연령을 높이고, 절차는 번거롭게 만들어 신규 가입자를 최대한 덜 받으려는 계산인 것이죠.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팔수록 손해를 보는데 어찌하겠느냐”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가입자 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었죠?

송금종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소수의 과도한 보험금 청구 때문에 선량한 대다수의 가입자까지 덩달아 보험료 인상부담을 짊어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입원’의 경우 2018년 기준 보험금을 전혀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는 전체의 90.5%에 이릅니다. ‘외래 진료’ 역시 무청구자가 전체의 69%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실손보험이 ‘지속가능성의 위기’를 맞자 금융위원회가 해결책 마련에 나섰죠? 이달 중 실손보험 개편 방안을 내놓는다고요?

송금종 기자 // 네, 금융위는 일부 과잉진료와 의료쇼핑이 실손보험 적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이번에 네 번째로 실손보험 구조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지난 10월 27일 보험연구원 공청회에서 나온 내용을 토대로 개편이 이뤄질 예정인데요. 보험연구원은 해마다 개인별 비급여 청구 실적을 평가해 다음 해의 보험료를 깎아주거나 올리는 '보험료 차등제'를 내놨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어떤 기준으로 차이를 두는건가요?

송금종 기자 // MRI나 도수치료 같은 비싼 비급여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경우 보험료를 5% 깎아주고, 적은 금액만 청구했을 경우엔 보험료를 동결합니다. 반면 비급여 보험금을 많이 타간 사람은 보험료가 오르는 방식인데, 보험연구원은 비급여 청구액 상위 2%에게 100에서 300%를 할증하는 방안과 상위 17.1%에게 5에서 200%를 할증하는 방안 두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한 마디로 '덜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바뀔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는 보험료 부담이 어떻게 바뀌게 되나요?

송금종 기자 // 보험연구원은 이 할증제를 도입하면 전체 가입자의 평균 보험료가 10% 이상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비급여 보험금을 1년에 한 번도 청구하지 않는 가입자가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물론 이렇게 바뀌는 제도를 달가워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있겠죠?

송금종 기자 // 네. 4세대 실손보험의 차등제 자체에 대한 불만과 우려도 존재합니다. 뜻하지 않게 병원을 많이 찾게 된 가입자가 아픈 것도 서러운데 보험료 할증폭탄까지 맞아야 하느냐는 것이죠. 당국은 가입자의 의료접근성을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도록 불가피한 의료이용자는 보험료 차등제 적용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준과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런가하면 보험업계에서도 역시, 4세대 실손보험을 향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아요. 필요한 조치이긴 하지만, 지속가능한 실손보험 체계를 만들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평가가 있는데요?

송금종 기자 // 네. 매년 실손보험이 적자를 보는 근본 원인은 ‘기존 가입자’인데 4세대 실손보험은 내년 출시 후 새로 가입되는 신규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구(舊)실손보험과 표준화실손보험 계약비중이 전체의 80%에 달하는 상황에서 기존 상품을 손대지 않고, 4세대 실손보험을 내놓아봤자 적자 구조 개선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기존 가입자들의 갈아타기도 한정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과거에 가입해 놓은 실손보험이 자기부담금 등에서 훨씬 좋은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결국 4세대 실손보험이 나오더라도 추가적인 조치가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개편안으로 실손보험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 건강보험의 빈틈을 잘 메워주게 되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훈훈한 경제 마칩니다. 송금종 기자였습니다.

송금종 기자 // 네 감사합니다.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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