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재건축 “순조로워야 내년 하반기 분양”…이번엔 학교가 발목

둔촌주공재건축 “순조로워야 내년 하반기 분양”…이번엔 학교가 발목

기부채납 부지, 초등·중학교 신설 관련 의견대립 
조합 “빠를수록 좋지만…현재로썬 내년 하반기 예상”

기사승인 2020-12-15 06:10:13
둔촌주공재건축 부지. 사진=쿠키뉴스DB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둔촌주공재건축 구조합 임원들은 전부 해임됐지만, 앞서 이들이 방치해온 기부채납 관련 문제가 현재의 사업 추진을 발목잡고 있는 모양새다. 조합 측은 당초 분양일정을 내년 상반기로 보았지만, 현재로썬 하반기에 분양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앞서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은 지난 8월 조합원총회를 통해 기존 조합장과 임원들을 전원 해임했다. 최근 조합장 직무대행으로 한 모 변호사가 선임돼 새로운 집행부 구성 등 조합업무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둔촌주공은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으로 꼽힌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둔촌주공재건축 부지. 사진=안세진 기자


둔촌주공, 이번엔 ‘학교’가 발목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중앙투자심의위원회는 오는 18일 둔촌주공재건축 조합이 기부채납한 부지에 초등학교를 신설하는 것과 관련한 심의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부채납이란 국가 또는 지자체가 무상으로 재산을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기부는 증여를 말하며, 채납은 일부만 가려서 받는다는 의미다. 통상 기부채납을 하는 이유는 아파트에 대한 건설을 허가받기 위해서거나 건물의 용적률 및 높이제한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기부채납된 부지는 도로나 공원 등으로 만들어지며 이는 국가와 지자체의 소유가 된다.

둔촌주공재건축 조합의 기부채납 관련 심의는 이번이 두 번째다. 당초 조합은 재건축 부지 내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추가로 1곳씩 세울 예정이었다. 둔촌주공아파트가 학교 신설을 위해 내놓은 기부채납 용지 규모는 1만6125㎡다.

하지만 서울시강동송파교육지원청은 최근 강동구청 측에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단지 내 초등학교·중학교 신설과 관련, 초등학교 ‘재검토’, 중학교 ‘부적정’ 결과를 통보했다.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수요 부족 때문이다.

오는 18일 중앙투자심의위는 초등학교 신설과 관련해서만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앞서 중앙투자심의위에서 초등학교 신설 관련 재검토가 났다. 서울시 교육청에서 심사결과를 토대로 중앙투자심의위에 새로 심사를 의뢰한 상황”이라며 “결과는 이번주가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7월 9일 둔촌주공재건축 조합원들이 기존 조합 임원들 해임 관련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현재 조합 측은 심의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합 시절 기부채납 문제를 방치하는 바람에 이 사단이 났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앞서 구조합은 ‘중학교 부적정, 초등학교 재검토’ 결과를 이미 지난 7월 통보받았다. 당시 강동구청은 구조합 측에 이같은 결과를 알리며 별도 의견에 대한 회신을 7월 말까지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조합은 이를 접수한 뒤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않았다는 게 현재 조합원들의 설명이다.

현재 조합원들은 초등학교는 이미 충분한 만큼, 부족한 여중·여고등학교를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둔촌주공아파트 근처에는 위례·둔촌초등학교와 남학교인 동북중·고교가 자리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당초 구조합이 기부채납을 할 때도 조합원들의 의견수렴을 하지 않은 채 진행했다”면서 “여기에 지난 7월 교육부 측의 결과도 조합원들에게 통지하지 않았다”며 토로했다. 이어 “이미 단지 내 초등학교가 2개나 있으니 초등학교 수요는 충분하다고 본다. 부족하다면 기존 학교를 증축하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오히려 여중여고가 없는 만큼 이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월 9일 둔촌주공재건축 조합원들이 기존 조합 임원들 해임 관련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분양일정 또 차질 빚어지나

조합 측은 이같은 기부채납 부지 활용 문제에 이어, 적정 분양가 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분양일정이 당초 계획했던 내년 상반기보다 늦어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들은 내년 상반기는 모든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를 전제로 한 시점인 만큼, 현재로썬 하반기에 분양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조합은 기존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통보한 가격(3.3㎡당 2978만원)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은 분양가가 기존 HUG가 제시한 분양가보다 높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예컨대 분양가상한제 최초 적용 단지인 강동구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일반분양가는 3.3㎡당 2569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기존 HUG가 제시했던 가격(2730만원)보다 낮아진 금액이다.

만에 하나 적정 분양가를 찾지 못할 경우 사업은 또 연기될 수도 있다. 조합 관계자는 “일단 내년 상반기에 토지감정평가와 일반분양가심의가 잘 나와야 사업 진행에 탄력을 받을 거 같다”면서 “현재로썬 각 심의절차가 몇 개월씩 걸리는 만큼 내년 상반기는 쉽지 않을 거 같고, 순조로울 경우 하반기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조합원들이 새로 산출된 분양가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사업일정은 또 미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둔촌주공재건축 부지. 사진=쿠키뉴스DB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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