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10명 중 1~2명은 산후 우울증을 경험하며, 임신 중에는 이보다 더 흔하게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산 전후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우울한 기분과 불면, 의욕 저하, 체중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이 시기의 우울증은 아기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서현정 삼성공감정신건강의학과 부산센텀클리닉 원장은 "임신기간 중에 우울증이 나타날 경우에는 의욕 저하로 인해 일반 산모보다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워 저체중아 출산, 태아발육지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산후 우울증은 아기와 산모의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에 영향을 미쳐 아기의 인지, 정서 발달에 방해 받을 위험이 높다”라며 “더 나아가 우울증이 더욱 심해지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한 가정 해체를 초래하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임신 중 사망의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산 전후 우울증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므로 이 시기에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자주 느껴지면 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치료 과정에서는 가족들이 당사자의 우울증을 공감하고 치료를 격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육아와 가사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이를 조정하는 것이 좋으며, 가족 간에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나 역할 변화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히 개인의 감정만이 아닌 아기와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출산 전후 우울증은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인식과 치료가 아기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여성들은 치료에 선뜻 나서기를 꺼려한다. 임산부도 항우울제 복용으로 인한 위험도와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도를 고려하여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낮은 확률이라도 태아에게 선천성 심기형 발생, 뇌 구조 변화의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에 약물치료에 쉽게 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출산 전후 우울증에는 상담 치료가 우선적으로 시행되는 상황이다. 현재 보건소에서는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임산부나 산모를 대상으로 상담을 제공하지만 대다수는 상담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마저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2015년부터 3년 간 우울증으로 센터에서 상담 받은 이들은 매우 극소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현정 원장은 우울증 치료법에 대해 “상담이 유일한 우울증 치료법은 아니다. 우울증 치료 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 광치료, 경두개자기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이하 TMS)와 같은 비약물치료 등을 시도해 볼 수 있다”라며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에 의해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면 병원을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중 경두개자기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TMS)는 약물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임신이나 수유 등으로 약물치료가 어려운 여성들이 고려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강력하지만 안전한 자기장으로 전전두엽 부위를 자극해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켜 우울증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기존 치료법 대비 부작용이나 통증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TMS 시술은 의자에 약 30분간 앉아서 간편하게 진행되며 주 3~5일 최소 20회 이상 진행하면 된다.
TMS 치료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분비되는 곳에 자기 자극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공감정신건강의학과 부산센텀클리닉에서는 부위에 자기장을 정확하게 전달하면서 실시간으로 치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뉴로스타를 사용하고 있다. 뉴로스타는 FDA에서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최초로 승인받은 TMS로 다양한 임상 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근거 논문을 보면 평균 2.5가지의 항우울제를 충분한 용량과 기간 동안 썼음에도 증상 호전이 없는 우울증 환자의 58%가 TMS치료 후에 우울 증상이 호전되는 반응을 보였고, 37%는 치료됐으며, 12개월 후에도 치료효과가 유지되었다.
서 원장은 “TMS 치료는 시술 중 환자가 머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치료 효과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뉴로스타는 치료 상태를 추적할 수 있는 센서가 있는 유일한 TMS로 치료 종료 후 부족한 치료량을 보완하여 치료에 필요한 자기장을 환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현재 부산에서 뉴로스타를 도입한 병원은 우리 병원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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