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안전한가요”…규제 묶인 리모델링, 건설업계 해결 과제는

“정말 안전한가요”…규제 묶인 리모델링, 건설업계 해결 과제는

쌍용·현대건설 등 리모델링 본격 진출
건설업계 "주택 공급 대안 될 수 있어"
국토부 "내력벽 철거는 안전성 문제와 직결"

기사승인 2021-01-12 06:26:01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새로 책임지게 된 변창흠 국토교통부 신임 장관이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기조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공급확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재건축 규제 완화에는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재건축 규제 완화가 어렵다면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를 통해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리모델링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한 데에는 내력벽 철거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당 사안들은 거주자의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섣부른 규제 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안세진 기자

건설업계, 규제 피해 리모델링 사업 진출

최근 건설업계는 리모델링 사업에 본격 진출한 모양새다.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은 올해 리모델링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발족한 리모델링 사업 TF팀을 올해 팀으로 격상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리모델링 사업분야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또 2000년대 초반 건설업계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시장에 진출한 쌍용건설은 올해 리모델링 분야 1위 기업을 목표로 내걸었다. 포스코건설은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가장 많이 한 건설사다. 지난 2014년 리모델링 수주팀을 신설한 이후 현재까지 약 3조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다.

건설사가 이같이 리모델링 사업에 조금씩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8년, 2019년 재건축 안전진단 규정을 강화를 시작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부활시켰다. 또 지난해 6·17대책을 통해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기도 했다.

최근 변창흠 국토부 신임 장관은 주택공급기관 간담회에서 신속한 공급을 강조하면서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를 활용한 공급방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의 가장 큰 요구 중 하나인 재건축과 관련된 내용은 빠졌다. 재건축 규제 완화는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사진=안세진 기자

“리모델링, 공급 대안 될 수 있어”

건설업계에서는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있어서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는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이란 건축물의 노후를 억제하거나 기능향상을 위해 기본 내력벽을 유지한 상태에서 구조를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신축 또는 재건축과 달리 기존 건축물을 허물지 않고 보존하면서 사용 중인 건물의 물리적 성능을 향상시키는 작업인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고령가구가 살고 있는 60~60평형대의 아파트를 리모델링하게 되면 78평까지 나올 수 있다”며 “내력벽 철거 등을 통해서 이를 3채로 나누고 불어난 2채는 임대주택으로 돌리거나 무주택 서민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공급대안이 될 수 있다”며 “현행법상으로는 쪼갤 경우 등기는 안되고 임대만 된다”며 “대부분의 노인가구는 임대보다도 팔고 싶어한다”고 법적 한계를 지적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안전 문제가 제일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데, 기술력을 가진 건설사라면 충분히 안전하게 시공할 수 있다”면서 “보다 확실하게끔 정부 차원에서 시공 준비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 감독을 해나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사진=박효상 기자
제일 큰 문제 ‘안전성’

다만 규제를 완화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 바로 안전 문제다.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 업계가 주장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내력벽 철거 허용 ▲수직증축 확대 등이다. 특히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는 관련 논의가 국토부에서 진행 중에 있지만 햇수로 6년째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현재로썬 철거가 금지돼 있는 내력벽은 아파트 하중을 지탱해 구조물 기초가 되는 벽이다. 문제는 리모델링을 앞둔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내력벽을 일부 철거하거나 변경하지 않으면 수요층이 떨어지는 2베이(bay) 평면 구조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베이는 발코니를 기준으로 건물 기둥과 기둥 사이 공간 중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을 말한다. 쉽게 말해 햇빛을 보는 방이 두 개뿐인 구조로밖에 리모델링이 안되는 것이다.

수직증축 역시 최대 3개 층으로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가구수 확대 등 사업성과 공간 구조 변화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수직 증축은 기존 아파트 위에 2~3개 층을 수직으로 올리는 리모델링 방식이다. 기존 가구 수의 15% 정도를 늘릴 수 있다. 해당 세대를 통해 공급이 가능해질 수 있는 셈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내력벽을 철거하게 되면 건축물이 무너질 염려가 있다. 업계에서는 안전하다고 얘기하지만 무작정 철거하게 될 경우 건축물의 안전에 큰 타격을 준다”며 “내력벽이 있는 부분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더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리모델링을 통해 20~30% 정도는 추가적인 공급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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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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