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3대 1 감자를 실시하면서 지난달 24일부터 매매거래정지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에 나섰다. 무상 감자는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의 주식 수를 줄여 그 차익만큼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아시아나항공 자본금은 1조1161억원에서 372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발행주식 총수는 2억2320만주에서 7441만주로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말에는 자본잠식률이 56.3%까지 치솟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감자로 인해 자본금은 3분의 1로 줄어드는 대신 주가는 3배 올라 기준가가 1만2630원으로 설정됐다.
보통 감자 이후 거래재개 시 재무구조가 부실해진 회사 상황 등을 고려해 주가가 급락하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도 개장 이후 하락세를 점치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가 움직임이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무구조가 부실해진 상황이지만 대한항공으로의 인수합병 이슈가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전날 공정거래위원회 등 8개국 경쟁당국에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다.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심사가 순탄하게 마무리되면 인수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만약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이 성사되면 세계 7위권의 초대형 국적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항공기 규모가 164대에서 245대로 늘어나게 되는 등 대형 항공사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절차 진행 속도에 따라 주가 상승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지속되고 있는 항공 화물 사업 호조와 추가 자산 매각 등 긍정적인 요소가 다수 있는 만큼 주주가치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 기대감 등이 반영돼 최근 항공업계 주가가 강세인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지난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7.55%(2300원) 오른 3만2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만30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진에어도 7.27%(1200원) 오른 1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에는 1만7850원까지 상승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외 제주항공은 11%대 오르며 급등세를 보였고 티웨이항공(7.81%), 에어부산(7.45%) 등이 강세를 보였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진정 국면을 통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들이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