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과 미디어아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른바 ‘아빠찬스’ 진실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선공은 곽 의원이 날렸다. 곽 의원은 9일 조선일보를 통해 지난해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에서 지급한 ‘코로나 피해 긴급 예술 지원금’ 1400만원을 수령하는 과정에서의 의혹을 제기했다. 단 4줄의 피해사실을 적고 85.33점(100점 만점)을 획득해 6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는 것.
실제 곽 의원실이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각분야 281명의 지원서류를 전수조사한 결과, 문 씨를 포함해 지원대상으로 최종선정된 이들은 총 46명이었다. 심지어 탈락한 235명 중 91.4%인 215명의 피해사실 내용이 문 씨보다 상세했고 구체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선정자들 중 36명만이 받은 최고지원액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곽 의원실이 공개한 문 씨의 피해사실 확인서에는 “현재까지 총 3건의 전시가 취소되고 그 외에도 올해 기획되었던 여러 전시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예상됨. 특히 2월에 예정되었던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는 불과 1주 전에 취소되어 손실이 큼. 작품 판매 기회가 상실되었으며, 상기 취소된 전시를 위해 제작하였던 여러 작품들의 제작비 회수가 불가능함”이라는 글귀만이 피해사실에 대한 서술의 전부였다.
반면 지원자 A씨는 전년 대비 매출·감소액을 추산해서 그래프로 표현하는 등 구체적인 피해사실을 적시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했다. 장애인 예술인을 육성하고 예술활동을 지원해온 B씨의 경우에는 “장애인 예술가들을 집으로 돌려 보낼 수 없다. 희망을 잃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지만 도움을 얻지 못했다. 이밖에도 3페이지가 넘는 상세한 피해사실을 기술했지만 탈락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곽 의원은 “궁지에 몰린 영세예술가들은 피해사실 확인서를 빽빽히 쓰고도 빠진 부분이 없는지, 혹시나 틀린 부분이 있는지 고치고 또 고쳤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대통령 아들의 ‘네 줄 요약’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고 조선일보를 통해 전했다. 덧붙여 “억울하게 떨어진 지원자들에게 ‘서울시가 제대로 사람을 고른 것’이라는 문씨의 말은 조롱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문 씨가 ‘코로나 피해 긴급 예술지원금’ 수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통령인 아버지의 덕을 봤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문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혹을 제기한 이들에게 “착각하는 것 같은데, 지원금은 작가에게 수익으로 주는 돈이 아니라 작가가 전시·작품 제작에 사용하는 돈”이라며 “(서울시가)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고른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또한 “대통령을 공격하려는 자들이 저의 생업인 미디어아트 작가 활동까지 훼방한다”며 “저 또한 이 나라 시민이고, 일개에 불과하기에 생업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아가 “정치인들이 매스미디어를 통해 저를 비판하는 것은, 상대 진영이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용도”라며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아버지 빽이라고 하면, 직업적 권위를 어떻게 쌓으라는 거냐”고 받아치기도 했다.
곽 의원과의 충돌은 지난해 10월에도 있었다. 당시 곽 의원은 교육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유자은 건국대학교 이사장이 출석하게 되자 2019년 8월부터 시간강사로 나섰던 문 씨의 평가자료를 요구했다. 그때 곽 의원은 “남들과 달리 강좌가 늘어난 것이 '아빠 찬스'인지, 좋은 강의로 평가받은 결과인지 확인하려고 자료 제공 요청한 것”이라고 자료요구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문 씨는 “곽상도 의원이 제가 출강 중인 대학 이사장을 국정감사에 불러내고 강의평가를 달라고 했다는데, 한마디로 시간강사 시킨 게 특혜 아니냐는 소리”라며 “본의 아니게 폐 끼친 분이 또 한 분 늘었다. 이번에 강의 잘리겠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심정을 전했다. 이어 “곽상도가 상습적이고 무분별한 권한 남용으로 사람들을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추후 여당 요청에 의한 증인이었음이 밝혀지며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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