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인턴기자 = 범여권 의원들이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북한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연기를 요구했다. 시민사회에 이어 여당까지 나서 한미훈련 연기를 주장하고 있어 정부가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범여권 의원 35명은 25일 성명서를 내고 “현 시점에서 한미훈련은 북측의 강경 대응을 유발하고, 극단적인 외교·안보적 대립을 일으킬 수 있다”며 훈련 연기를 촉구했다. 이날 성명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박완주‧이학영‧강훈식 의원 등 33명과 열린민주당 최강욱‧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남북 간, 북미 간 상호 불신의 벽이 매우 높아 한 치 앞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군사적 핫라인도 끊어진 상황이라, 휴전선 일대의 사소한 오해와 불신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위험도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까지 직접 나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올해 당대회에서는 남북관계의 ‘근본적 문제’로 내세우고 있다”며 한미훈련 실시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함을 피력했다.
나아가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한반도 정책을 새롭게 검토하고 있으며, 그 결론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며 “미국의 신행정부가 한반도 정책에 대한 종합적이고 정리된 입장을 만들기 전까지 역내 긴장을 심화시키는 것은 향후 한반도 정세 관리를 위해서도 남북, 북미관계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미훈련을 연기시켜야 하는 이유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 문제도 들었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응에 군사훈련만 예외일 수 없다”며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자영업자들의 영업도 제한하고 있다. 이때 대규모 군사훈련을 강행한다면 어느 국민이 정부의 방역 제한 조치에 따를 것인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지금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적인 방편으로서 한미 정부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연기를 결단해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24일(현지시간) “군사적 준비태세는 (미국) 국방장관의 최우선 순위”라며 “우리의 연합훈련은 동맹의 연합 준비태세를 보장하는 주요한 방법”임을 강조하며 한미연합 훈련을 밀어붙이고 있는 모습이다.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