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을 차기 대권주자로서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일종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9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비대위원장은 윤 전 총장에 대해 ‘사람이 바르고 국가를 경영할만한 원칙과 소신이 있는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전교감설에 대해서는 “만날 시간이 아예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8일 윤 총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윤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인생의 단 한 번뿐인 별의 순간이 올 것”이라며 “그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국가를 위해 크게 기여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다”고 평했다. 제대로 된 순간을 포착해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로 분석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 실시,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포인트)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윤 전 총장이 32.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24.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14.9% 순으로 조사됐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신 제3지대를 택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사퇴하기 며칠 전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반문 성향 여권 정치인’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서 4선을 지냈으나 당내 친문·친노계와 갈등을 겪다가 지난 2016년 1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후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제3지대를 통한 정계 개편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 의원은 김 전 대표, 정동영 전 민주평화당 대표와 윤 전 총장의 인연을 거론했다. 지난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관련 국정감사(국감)에서 세 사람의 친분이 비롯됐다는 것이다.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전 총장은 당시 국감에 출석해 국정원 대선개입 관련 수사에 외압이 입었음을 증언했다. 김 전 대표는 이후 윤 전 총장의 즉각적인 수사팀 복귀를 요구했다.
조 의원은 “윤 전 총장은 지난 2019년 8월8일 당시 민주평화당 대표였던 정 전 대표를 만나 ‘여주지청장 시절 검찰에 사표를 내려고 했다. 정 대표님 등 여러분 만류 등을 참고해 참았다’고 인사했다”며 “격려에 힘입어 검찰에 남았고 결국 총장에 올랐다는 이야기로 풀이됐다”고 이야기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 사퇴 직후 정대철(전 민주당 의원)은 내게 ‘정동영과 통화해봐요. 윤석열과 아주 끈끈하니까’라고 했다”며 “지금은 당적 없는 정통민주당 출신 노(老) 정객은 ‘김한길 움직임을 잘 봐라. 윤석열과 문자 주고받는 걸 직접 여러 번 봤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여론은 어떨까. 문화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41.9%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더 좋다”고 답했다.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 14.4%, 무소속 출마 13.6%로 집계됐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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