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 후 고문”·“구급대원 구타” 미얀마의 오늘, SNS는 알고 있다

“구금 후 고문”·“구급대원 구타” 미얀마의 오늘, SNS는 알고 있다

기사승인 2021-03-10 06:16:02
미얀마에서 민주화 시위 중 구금됐다 풀려난 학생의 등에 구타의 흔적이 선명하다. 트위터 @CrphMyanmar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군부의 탄압이 거세지는 가운데, 시민들은 SNS를 통해 현지 상황을 알리고 있다.

9일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의 SNS에는 미얀마 군경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학생의 사진이 게재됐다. 학생의 등에는 상처가 줄 모양으로 새겨져 있었다. 고문의 흔적으로 추정된다. CRPH는 “이 사진은 군대에 체포된 학생이 어떻게 구타당했는지 보여준다”고 전했다.

CRPH는 지난해 11월 미얀마 총선에서 선출된 의회 의원들이 쿠데타 이후 군부를 부정하면서 구성한 단체다. 군부 쿠데타에 맞서 임시 문민정부의 역할을 맡고 있다. 

네이 산 르윈 FRC 활동가가 공개한 또 다른 석방 피해자의 사진. 트위터 @nslwin
자유로힝야그룹(FRC)의 활동가 네이 산 르윈도 SNS를 통해 또 다른 고문 피해자의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최소 20명이 석방됐는데 모두 잔인하게 구타당했다”고 말했다. 석방된 20명 중에는 15세 소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경이 앰뷸런스에서 내린 의료진을 폭행하고 있다. RFA 영상 캡처
의료진도 표적이 됐다. CRPH는 지난 8일 군경이 야간에 총격을 가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총격을 가하는 곳은 병원 단지로 전해졌다. 지난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경찰은 ‘앰뷸런스’라고 적힌 구급차에 총을 겨눈 후 탑승자를 내리도록 했다. 이에 구급인력으로 추정되는 주황색 상의와 헬멧을 쓴 탑승자 3명이 내려서 무릎을 꿇었다. 경찰은 개머리판을 이용해 탑승자들을 집단 폭행했다.   

엉망이 된 언론사 미지마 사무실. 트위터 캡처
군경의 급습으로 언론사 사무실도 엉망이 됐다. SNS를 통해 집기 등이 어질러지고 파괴된 미얀마 언론사 미지마의 모습이 공개됐다. 미얀마 국영 방송사 MRTV는 미지마와 DVB, 키트티트 미디어, 미얀마 나우, 7데이뉴스에 대해 “이 언론사들은 더 이상 방송이나 신문 발행, 기사 작성, 미디어 플랫폼 등 기타 통신수단을 이용한 보도를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해당 언론사들은 미얀마 현 상황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한 곳으로 전해졌다.

군경이 쏜 고무탄에 상처를 입은 어린아이의 모습. @nslwin
청소년과 어린이 또한 군경의 진압으로 피해를 입었다. SNS에서는 군경이 쏜 고무탄에 맞아 상처를 입은 어린이, 군경에 끌려가는 앳된 청소년의 모습 등이 게재됐다. 소모뚜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자문은 “미얀마 군경이 젊은 친구들을 상대로 길거리에서 조사·체포뿐만 아니라 강도짓까지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미얀마 군경이 여성을 폭행하는 모습. 이 여성은 임신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CrphMyanmar
이외에도 군경의 진압에 죽거나 다친 시민들의 모습이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아웅 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족민주연맹(NLD)이 총선에서 압승했다. 그러나 군부는 총선 결과에 불복,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에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며 곳곳에서 민주화 시위를 벌였다. 군부는 실탄을 발포하며 시위대 탄압에 나섰다. 지난 5일 기준, 최소 54명이 사망하고 1700명 이상 구금됐다. 실제 피해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해졌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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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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