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정책연구소는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전후, 중학교 학업성취 등급 분포를 통해 살펴본 학교 내 학력격차 실태 분석' 보고서를 19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서울시내 382개 중학교 2, 3학년의 1학기 국어, 영어, 수학 학업성취등급 비율을 3년간 추적한 결과 국영수 전 과목에서 성적이 떨어지고 중위권이 무너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학업성취 등급 산출 기준점수는 해당연도 1학기 국어·수학·영어 결과로 A(90점 이상) B(80점 이상) C(70점 이상) D(60점 이상) E(60점 미만) 등이다. 지필시험과 수행평가 등이 총괄된 절대평가 성적이다.
분석 결과, 같은 학교 내에서 2018~2020년 중2 1학기 학업성취도 중위권(B~D등급) 비율이 국어 2018년 58.24%, 2019년 56.49%, 2020년 49.35%로 떨어졌다. 수학은 2018년 44.44%, 2019년 43.59%, 2020년 34.19%으로 떨어졌고, 영어는 같은 기간 44.13%, 42.56%, 35.14%로 하락했다.
특히 2018년과 2019년 사이 중위권 비율보다 2019년과 2020년 사이 중위권 비율이 훨씬 더 많이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학교 내 중위권 비율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가장 큰 폭으로 중위권 비율이 붕괴된 과목은 수학이었다. 수학은 2018~2019년 중위권 비율이 0.85%p 줄어든데 반해 2019~2020년은 무려 9.4%p나 감소했다. 영어는 2018~2019년 1.56%p 줄어든데 반해 2019~2020년은 7.42%p 줄었고, 국어는 2018~2019년 1.75%p 줄었던 반면 2019~2020년에는 7.14%p나 줄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상황을 겪고 있는 2학년은 3학년으로 진급했을 때 중위권 비율 감소폭이 국·영·수 평균 12.2%p로 전년도 학생 집단(3.8%p 감소)보다 컸다.
코로나로 인한 원격 위주의 수업은 수학의 벽을 높였다. 코로나를 겪은 학생 사이에서 수학 중위권 비율은 2학년 때 43.59%였지만 3학년 때는 14.91%p 감소해 28.68%로 집계됐다. 국어와 영어도 같은 기간 각각 12.95%p, 8.84%p 감소했다.
연구진은 "학교 내 학력격차는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목도된 현상이나 대체로 코로나19 이후 그 정도가 심화된 양상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를 두고 "이럴 줄 알았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한 누리꾼은 "스스로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은 계속 집에서 게임 등만 하면서 방황했을 것"이라면서 "코로나가 장기화할수록 격차는 계속 벌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학교도 제대로 가지 않는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이 있는 날마다 집에서 노는 아이와 자기주도학습이나 학원·과외 등을 다니는 아이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또 최근 학원발 코로나 감염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학원을 찾는 아이들이 많은 이유로 지목했다.
한 누리꾼은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학원 문 닫았을 때 경제적으로 사정이 나은 아이들은 개인 과외를 늘리는 것을 많이 봤다"며 "온라인 수업만 하던 아이들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코로나로 2년 연속 학교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이렇게 벌어진 학력격차를 아이들이 따라잡긴 힘들 것 같다"면서 "더 격차가 벌어지지 않기 위해 학원 찾는 아이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1'에 따르면2020년 서울 강남 3구 월평균 사교육비는 미취학,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등 모든 학령에서 전년 대비 늘었다. 수도권 지역은 초등학생만 월평균 사교육비가 증가했다.
또 민주노총서비스연맹 방과후강사노동조합이 최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0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방과후수업 중단 혹은 부분 운영으로 사교육비가 증가했다고 답한 학부모는 71.4%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 이상(54.9%)은 월평균 10만~40만원 정도 사교육비가 늘어났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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