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결혼·출산 멈췄다...인구절벽 가속화

코로나19에 결혼·출산 멈췄다...인구절벽 가속화

젊은층은 희망자녀⋅ 결혼 의향 줄고, 85세 이상은 코로나19 초과 사망 나타나

기사승인 2021-05-14 03:20:02
코로나19 이전 대비 희망자녀수 변화. KDI국제대학원 제공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저출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희망자녀 수와 결혼 의향이 줄어든 것이 향후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인구고령화가 심화될수록 감염병 사태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코로나19 겪으니 결혼·출산의향 줄었다 

최슬기 KDI국제대학원 교수는 13일 '코로나19 시기 인구변동과 정책적 함의'라는 주제로 열린 인구포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혼인율과 출산율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의 일시적 연기로 끝나지 않고 항구적 포기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출산율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이 올해 2월 35~49세 성인 남녀 1945명을 대상으로 '가족 및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전 대비 희망 자녀수가 줄어들었다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조사 결과, 미혼 및 기혼, 동거 등 모든 집단에서 희망 자녀가 ‘줄었다’는 응답이 ‘늘었다’는 답변보다 높게 나타났다. 애인이 없는 미혼 중에서 ‘(희망 자녀가) 많아졌다’는 1.2%에 그친 반면, ‘줄어들었다’는 16.2%였다. 연애중인 미혼에서도 ‘많아졌다’는 0.6%이었고 ‘줄어들었다’는 21.6%로 더욱 높았다.

동거 중에서는 3.9%가 ‘많아졌다’고 응답한 반면 26.9%는 ‘줄어들었다’고 응답했고. 기혼에서는 자녀수 0명과 1명은 ‘줄어들었다’가 각각 28.8%와 28.6%로 부정적인 응답이 두드러지게 높았고, ‘많아졌다’는 응답은 각각 0.5%와 4.6%에 불과했다.

애인이 없는 미혼 집단에서는 결혼이 ‘하기 싫다’는 응답이 51.5%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여성에서 ‘하기 싫다’는 응답이 66.4%로 남성(39.3%)보다 2배가량 높았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결혼, 출산율 감소는 최근들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2월 통계청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혼인은 21%, 출생아수는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평균 초혼연령 및 출산순위별 평균 출산연령 등을 결합해 각 집단 여성이 49세 시점일 때의 결혼 및 출산 상황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출산의향이 20%까지 감소할 경우 49세 미혼 여성이 현재 4.9%에서 9.1%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혼+무자녀 여성은 현행 3.5%에서 최대 6.1%로 늘고, 기혼+2자녀 여성은 현행 61.5%에서 53.1%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대체로 코로나19로 인해 출산의향이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커진다면 출산의향이 20%까지 줄어들 수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2년 이상을 지속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대비하는 대안과 고민이 필요한 때다”라고 말했다.  

◇ 85세 이상선 초과사망 10%..고령층에 취약한 코로나19 

Our World in Data(2021)의 한국 초과사망 분석 결과.

코로나19는 고령층에 특히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백만명당(4월 18일 기준) 35.12명으로 미국1713.63명, 영국 1878.41명, 일본 75.98명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고령층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드러나지 않은 사망자인 ‘초과사망’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국제통계사이트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는 과거 5년 동안의 사망자 수 평균을 초과하면 초과사망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사망자 수는 거의 모든 구간에서 2015~2019년의 평균 사망자 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84세 이하 연령대는 -10%~10%구간의 변동을 보였고, 86세 이상 고령자에서는 모든 기간에서 10%가 넘는 뚜렷한 초과사망이 나타났다. 

전체 연령 집단을 기준으로 볼 다른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이나,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감염병 사태에서 사망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이 유럽국가보다 낮은 것은 확진자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유럽국가의 경우 높은 인구 고령화 수준이 한국보다 높은 코로나19 사망률을 갖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며 ”한국에서 인구고령화가 심화가 될 경우 또 다른 감염병 확산 사태에서 사망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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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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