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온 구본창 ‘배드파더스’ 대표의 쾌유를 바라는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배드파더스는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다.
24일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에 따르면 구 대표는 지난 22일 오후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다.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온라인에서는 구 대표의 쾌유를 기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쾌유를 빕니다” “대표님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베푸신 선함만큼 하늘에서 돌려줄 거라 믿습니다” “무사히 회복하시길 빕니다” 등이다.
이도윤 양해연 공동부대표는 “우리가 애도 키우고 일도 하고 아파서 (양육비 청구 활동을) 못 한다고 했던 수많은 시간 동안, 구 대표님은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모든 일에 주도적이었고 모든 현장에 있었다”며 “양육비 개선을 바라는 모든 한부모가정 양육자들의 그분에게 큰 신세를 졌다. 모두가 구 대표님의 쾌유를 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드파더스는 지난 2018년 7월 개설됐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 압박하기 위해서였다. 법으로는 양육비 지급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은 해,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한부모가정실태조사에 따르면 양육비를 한 번도 받은 적 없다는 응답은 73%에 달했다. 이혼 후 양육비를 받지 못하던 수백여 가정이 배드파더스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실제 사이트 운영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운영자를 대신해 구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활동했다. 사이트 관련 명예훼손 고소를 당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구 대표는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활동은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한 다수의 양육자가 고통받는 상황을 알리고 지급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이 있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구 대표는 당시 법정에서 배드파더스 활동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코피노 가정의 양육비 소송을 돕다가 승소해도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배드파더스 운영 취지에 공감해서 함께 활동하게 됐다. 실제 사이트 운영자들은 여성이다. 신상이 공개됐을 때 보복당할 두려움이 커서 제가 돕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필리핀에는 한국인 아빠로부터 버림받은 아동이 4만명 존재한다. 한국에도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피해 아동이 100만명”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아이들이 굶지 않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에 대한 운전면허정지·출국금지·명단공개를 골자로 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오는 6~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국회에서는 국가가 일정 기간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한 한부모 가정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추후 비양육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법안 등이 발의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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