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를 마친 시점에 가장 눈에 띄는 중후장대 산업은 철강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전방 산업을 중심으로 철강재 수요가 크게 늘었고, 중국이 탄소중립을 목표로 철강재 수출 억제 정책과 탄소 감축 계획을 내놓으면서 호황을 맞았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3조75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역대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며, 올해 연간 최대 영업이익 달성도 기대된다.
현대제철도 상반기 연결 기준 8492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엔 1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1년 만에 반대 상황이 연출됐다. 2분기에는 영업익 5453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익 5000억원을 넘겼다.
코로나 특수를 맞은 석유화학도 역대급 실적을 냈다. 코로나 여파로 위생용품·의료용품·일회용품 수요와 내구재 소비 등이 크게 늘었고, 플라스틱의 수요도 함께 증가한 영향이다.
LG화학은 상반기 3조638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동기간 대비 368% 증가했으며, 2분기 영업이익은 2조2308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롯데케미칼은 3년 만에 상반기 영업익 1조원대를 넘어섰다. 2분기 영업이익 59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04.5% 증가했다.
금호석유화학도 2분기 영업이익 7537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으며, 한화솔루션은 케미칼 부문이 실적을 견인하며 전년동기대비 72% 증가한 2211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정유사들도 지난해 부진을 딛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후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고, 국제 유가가 점차적으로 오르면서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
특히, 본업인 정유보다 윤활유, 석유화학 등 비정유 부문에서 괜찮은 실적을 냈다. 부진한 정유를 비정유 부문이 지탱하는 모양새였다. 정유사들은 정유부문에 치중됐던 사업구조를 비정유 부문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SK이노베이션(1조90억원), GS칼텍스(1조118억원), 현대오일뱅크(6785억원), 에쓰오일(1조2002억원) 등 정유4사는 올해 상반기에 총 3조89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잇따른 수주로 호황을 맞은 조선업계는 아직 흑자전환을 기대하긴 어렵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흐름에 따라 이른 슈퍼사이클을 앞두고 있지만, 실적 반영까지는 1~2년이 소요되는 조선업의 특성상 현재는 적자를 내는 상황이다.
또 철강재 가격으로 인한 후판가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 이미 실적 발표를 마친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2분기 각각 8973억원, 43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후판 공급가 인상 전망에 따라 공사손실충담금을 선반영한 탓이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우해양조선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우조선해양 2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583억원 규모였지만, 투자업계에서는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할 경우 최소 1000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대까지 손실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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