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자회사 설립 통한 고용...일부 "무늬만 정규직" 반발

현대제철, 자회사 설립 통한 고용...일부 "무늬만 정규직" 반발

고용부 시정명령 따라 자회사 설립 및 정규직 고용
비정규직 노조 "시정명령 이행 안 해" vs 사측 "강제 아닌 이행 권고"

기사승인 2021-09-03 06:00:02
현대제철 당진공장 모습. (사진=현대제철)
[쿠키뉴스] 황인성 기자 = 현대제철이 최근 현대ITC·현대ISC·현대IMC 등 3개 자회사를 통한 직고용을 개시했다. 하지만, 자회사 직고용을 반대하는 일부 협력사 직원들은 '무늬만 정규직'이라며 11일째 당진공장을 불법 점검하면서 출범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불법 파견 시정명령을 받고, 협력사 직원과의 상생을 위해 자본 100%를 출자한 현대ITC 등 3개 자회사를 설립했다. 충남 당진을 비롯해 인천, 경북 포항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 비정규직 7000여 명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까지 비정규직 근로자 7000여 명 중 4400여 명이 자회사 입사에 동의했다. 인천·포항 지역 근로자들은 모두 입사를 결정했고, 당진공장 협력사 직원 5300여 명 중 2700여 명이 자회사 입사한 상태다.

하지만, 자회사 직고용에 반대하는 협력사 비정규직 일부 근로자에 의해 당진공장 통제센터는 지난달 23일부터 11일째 점거당하고 있다. 이들은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들로 현대제철이 법원의 불법파견 판정과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대제철 측에 직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는 불법하도급·불법파견이라는 비용절감 노동을 계속하고 싶어서 자회사라는 해괴한 수단을 꺼냈다"며 "이미 수많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회사라는 이름으로 강요한 '무늬만 정규직', '간판만 바꾼 하청사' 때문에 눈물 흘렸다"고 했다.

이어 "세계 몇 위를 다투는 자동차·철강 기업이 직접 고용을 피하겠다고 인력파견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이 나라 재벌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전국 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노조원들이 25일 오후 현대제철 충남 당진제철소에서 집회를 열고 자회사 설립 중단과 조합원의 정규직 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반면, 현대제철 사측은 비정규직 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맞서고 있다. 근로감독 이후 고용부가 원청을 대상으로 내린 사내 협력사 근로자에 대한 ‘직접 고용 시정지시’는 원청이 반드시 직접 고용해야 하는 강제사항이 아니며, 협력사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과 처우개선을 하라는 이행 권고 사항이라는 것이다.

또한, 현대제철은 협력사 근로자들이 정규직으로 고용되면서 기존보다 처우가 개선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대제철 협력사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고용 지위가 변경되면서 직원들의 급여는 현대제철 정규직의 60~80% 수준까지 인상됐고, 차량 구입과 의료비 지원, 자녀 학자금 지원 등도 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관련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파견·용역 근로자에 대해 조직 규모와 업무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사협의,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기관별로 직접고용, 자회사, 사회적 기업 등 전환방식을 결정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불법 점거 11일째, 당진공장 생산 차질 우려...사측 "비상 인력투입, 아직 생산 차질 없어"

불법 점거가 11일째 이어지면서 당진공장의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제철은 현재 가용 가능한 비상 인력을 모두 투입해 정상 가동에 힘쓰고 있지만, 당진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절반가량이 빠짐에 따라서 일손이 부족하고, 갈수록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행 노조법상 대체 근로가 전면 금지돼 있어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거나 하도급을 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한꺼번에 일부 인력이 이탈하면서 다소 어려움은 있으나, 아직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며 "고객사들에 물량 공급에도 이상이 없다"고 우려에 대해 일축했다.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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