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고려대 대학원에 배터리학과와 스마트팩토리학과를 신설한다. 그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이 일부 대학들과 함께 채용 조건형 반도체·전자 관련 학과를 개설한 적은 있지만 배터리학과 개설은 최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반면, 배터리 관련 인력은 턱 없이 부족하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자체 인력 확보 차원에서 대학과 협력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관련학과 개설에 배경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차세대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배터리 산업의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해당 학과 개설 또한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 배터리 분야 선도기업으로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는 전기차 중에서도 핵심적인 분야로 미래 전문인력 양성이 산업적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배터리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배터리 관련학과 개설은 산학 협력을 통한 시너지, 미래를 준비한단 측면에서 꽤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련학과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지향적인 인스트럭터를 확보해 제대로 된 정보와 지식을 전수해주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유의미한 기술 확보에도 성공하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UCSD)와 함께 공동 기술 개발을 통해 60도 이상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던 것을 상온에서도 충전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을 확보했고, 관련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지(373권 6562호)에 실렸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까지는 더 많은 연구 개발이 필요하지만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 전략이 눈에 띈다.
지난달 모기업인 LG화학의 주가하락까지 일으켰던 GM 볼트 전기차의 배터리 사태는 최근 GM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급 재개를 수락하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안정성에 대한 리스크도 다소 해소됐다.
GM의 발표와 함께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홀랜드 배터리 셀 공장과 미시건 헤이즐 파크(Hazel Park) 배터리 팩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LG에너지솔루션의 연내 상장은 힘들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GM 볼트 리콜 리스크가 점차 구체화되고, 해소된 시점에 맞춰 LG에너지솔루션의 연내 기업공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LG엔솔이 당초 계획된 IPO 일정을 미룬 건 GM 대규모 리콜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인데 GM이 LG엔솔 배터리 공급 재개를 선언하면서 해소된 측면이 있다”며, “내년이 된다고 배터리 화재에서 자유로울 수 있단 보장이 없는 만큼 업계의 전망과 달리 LG엔솔의 깜짝 연내 IPO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공개 여부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어 알려줄 수 없다”며, “오는 10월에 연내 IPO 추진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