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 빅2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내부 사업장 간 물류 이동 중 발생하는 공선을 최소화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경쟁사 간에도 복화운송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사는 29일 ‘물류부문 협력강화 및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제품 운송 선박과 전용 부두 등 연안해운 인프라를 공유하고, 광양과 평택‧당진항 구간에 연간 약 24만톤 물량의 복화운송을 추진한다. 양사가 보유한 코일로로선 4척과 1만톤급 전용선 1척을 이용한다.
복화운송이란 두 건 이상의 운송 건을 하나로 묶어 공동 운송하는 것으로, 공차나 공선 구간을 최소화한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운송 방법이다.
포스코 코일로로선은 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한 열연코일을 평택유통기지까지 운송·하역한 후 빈 배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생산된 코일을 선적해 광양항 로로부두까지 되돌아온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순천공장으로 보내는 코일을 포스코 선박을 이용해 운송한다.
현대제철 1만톤급 전용선은 당진제철소에서 생산한 열연코일을 순천항까지 운송·하역한 후 광양 제품부두로 이동한다. 포스코가 KG동부제철 당진공장에 보내야 하는 코일을 선적하고 다시 당진항으로 돌아오는 식이다.
기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광양-평택‧당진 구간에 각각 연 130만톤과 180만톤의 코일을 개별 운송해 왔다. 하지만 이번 복화운송을 통해 양사는 연간 각 12만톤을 경쟁사의 선박으로 운송하게 됐다.
복화운송 방침에 따라 포스코 코일로로선은 월 2항차, 현대제철 전용선은 월 1~2항차 가량 운항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연간 약 3천톤의 탄소배출 감축과 최대 6%의 물류비 절감이 기대된다.
김광수 포스코 물류사업부장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복화운송은 철강업계의 물류부문 첫 코피티션 사례로, 양사가 지혜를 모아 좋은 선례를 남겨 철강업계는 물론 지역 경제 전반에서 협력과 상생의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원가 경쟁력 강화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원료부터 설비, 물류까지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앞으로 철강업계뿐만 아니라 타 업종과도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경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철강업계 대표 기업인 양사는 철강업이라는 범주에서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양사는 패각 성분이 ‘소결공정’에서 사용되는 석회석의 성분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전남 여수 패각 가공 전문업체인 여수바이오와 함께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할 방안을 공동 연구해왔다.
지난 15일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소결공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적합한 소결광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석회석은 소결광의 형태를 구성하고 성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버려지는 패각이 석회석을 대체할 수 있으면서 자원순환이 기대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경남 및 전남 어촌에 방치된 패각 폐기물은 약 92만톤이다. 이를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소나무 약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유사한 약 41만톤의 탄소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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