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는 지난 2010년 3월 개발사업을 시작해 11년 7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쳤다. 이번에 발사되는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으로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이 목표다.
누리호는 총 길이 47.2m, 중량 200t의 발사체로 75t급인 액체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으로 묶인 1단부, 추진 75t급 액체엔진 1기가 달린 2단부, 추력 7t 액체엔진이 달린 3단부로 구성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발사를 위해 오전 10시부터 발사통제지휘소를 통해 추진제 제어에 들어갔다. 날씨와 발사체에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오후 4시에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전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도착한 누리호 발사체는 수직으로 세워져 발사패드에 고정된 상태다. 발사 당일 오전 연료와 전기 계통을 중심으로 모든 부분을 종합 점검에 돌입했고, 발사 약 4시간 전부터 연료와 산화제 주입 절차가 시작된다. 주입을 마치면 모든 발사 준비는 완료된다.
발사 예정 시각은 오후 4시가 유력하다. 연료 주입작업은 오후 2시 30분 무렵이 될 걸로 예상된다.
발사 예정 시간까지 모든 기기가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기상 상태 및 주변 환경 등에 이상이 없을 경우, 발사 10분 전부터 누리호는 발사자동운용(PLO)을 시작한다. 발사자동운용이 시작되면 본격적인 발사 카운트다운에 돌입하고, 수동 중지는 불가능하다.
오후 4시 발사 유력...이륙 약 16분 후 성공 판가름
발사체 발사 준비를 마치고 1단 엔진 추력이 300t에 도달하면 지상고정장치(VHD) 해제 명령이 내려지면서 발사체가 이륙한다.
이륙 개시 2분 7초(127초) 후 고도 59㎞에서 1단 분리되고, 3분 53초(233초) 후에는 고도 191㎞에서 페어링(발사체 덮개)이 분리된다. 발사 후 4분 34초(274초)가 지나면 고도 258㎞에서 2단이 분리되면서 3단 엔진이 가동된다.
이륙 후 16분 7분(967초)이 지나면 3단 비행 속도가 초속 7.5km에 이르고, 고도 700㎞에 오르면 3단 추력이 종료된 후 1.5톤급 더미 위성이 분리된다. 이때 누리호의 성공 여부가 사실상 판가름 난다.
이번 누리호 발사는 점차 커지는 우주발사체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는 시발점이란 점에서 꽤 의미가 크다.
발사체 개발 기술은 국가 간 기술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분야로 미사일 기술통제체제(MTCR) 및 미국의 수출 규제(ITAR) 등을 통해 우주발사체 기술 이전이 통제돼 있다.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독자 우주 수송능력을 확보하고, 국가 우주개발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바탕을 마련한다.
자력 발사 능력을 갖춘 국가는 전 세계 9개국뿐이다. 특히, 실용급(무게 1t 이상) 위성 발사가 가능한 국가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국이 전부다.
누리호 개발에는 많은 국내 기업들이 참여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전체 조립을 맡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의 핵심부품인 엔진을 설계, 현대중공업이 발사대 구축을 담당했다. 이밖에 제조·설계·조립·용접 등에 300여 개의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한국항공우주학회장 등을 역임한 공창덕 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 명예교수는 “우주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발사체를 우리 기술을 통해 국내 산업체가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성장하는 우주발사체 시장에서 향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나로호 발사 경험을 바탕으로 충실히 준비해왔고, 조립부터 분해까지 모든 절차를 디지털화한 만큼 어느 때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발사체 발사를 위한 어려운 기술을 이미 극복했고, 조금만 더 개발 노력을 한다면 정지궤도에 위성을 올리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발사 성공 여부를 떠나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것은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1이 오후 4시로 예정된 누리호 발사에 맞춰 통신 업계는 통신 및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누리호가 발사되는 현장에서 안정적인 통신을 지원하고, SK텔레콤은 ‘메타버스(가상공간과 현실 공간을 혼합한 3차원 가상 세계)’에서 누리호 발사를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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