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켠 K조선 올해 목표치 초과달성...슈퍼싸이클 돌입

기지개 켠 K조선 올해 목표치 초과달성...슈퍼싸이클 돌입

글로벌 친환경 추세에 따라...LNG선 중심 수주랠리
조선3사, 남은 기간 고부가가치선 선별 수주

기사승인 2021-10-22 06:00:09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이중연료 추진 셔틀탱커.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쿠키뉴스] 황인성 기자 = 조선업계가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지난해와는 확실히 상황이 다르다. 연초부터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 랠리를 이어오던 국내 조선 빅3가 연간 수주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사실상 슈퍼 싸이클에 돌입한 걸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3사는 올해 세운 수주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올해 남은 기간에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하면서 이익 극대화에 나선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8일 유라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17억 달러(2조453억원) 규모의 셔틀탱커 7척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올해 103억 달러 수주 달성에 성공했다. 

한 차례 상향한 연간 수주목표액 91억 달러마저 초과 달성하면서 삼성중공업은 조선부문 수주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과거 조선업 슈퍼 사이클의 정점이던 2007년, 126억 달러 수주에 이은 역대 두 번째 100억 달러 돌파로 조선업 시황 호조가 반영된 결과다. 

가장 먼저 수주목표를 달성한 것은 한국조선해양이다. 지난 7월 아사아 선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152억 누적 수주액을 달성했다. 올해 수주목표액은 149억 달러로 기존 목표치 대비 133%를 달성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8억5000만 달러 규모의 LNG선 4척을 추가 수주해  85억8000만 달러(10조1330억원) 누적 수주에 성공했다. 올해 목표였던 77억 달러를 11% 초과 달성했고,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최대 수주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수주 물량의 주류는 친환경 선박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친환경 선박 건조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 올해 순조로운 선박 수주를 이어갔고, 내년까지도 이 추세는 계속 될 걸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고부가가치 선박 세계 발주의 63%,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의 66%를 수주했다. 특히 대형 LNG운반선은 글로벌 발주의 97%를 차지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친환경 선박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신규 선박 수요뿐 아니라 노후화된 선박의 교체 시기가 앞당겨 지면서 국내 조선3사가 수주 혜택을 봤다.

또한,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도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클락슨리서치 조선시황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 세계 누계 발주량은 3754만CGT로, 조선업계에 불황이 닥친 2016년(1053만CGT) 대비 약 3.6배(257%)로 증가했다. 또한,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면서 2021~2022년 평균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958척 대비 55% 증가한 1481척(4100만CG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서 올해는 선가가 오르고 수주물량도 크게 늘어 10년 이전의 수준을 회복한 걸로 볼 수 있다”며,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엔 높은 수익성 차원의 선별 수주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바람을 타고 수주 물량 확보에 성공한 조선3사는 현재 친환경 선박의 주류인 LNG선박 이후의 연료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수소 연료 상용화까지는 많은 연구개발과 기간이 필요한 만큼 중간 단계로 암모니아, 메탄올 등을 연료로 활용하겠단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8월 세계 1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메탄올 추진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머스크가 발주한 선박은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으로, 대형 선박에 메탄올 연료 추진엔진이 탑재되는 건 최초다. 

한편, 수주 호재를 맞은 조선업계 기업들의 실적 개선 시기는 선박 건조와 인도 시점까지는 1~2년이 걸리는 조선업 특성상 내년 말이 될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달성했지만 올해까지는 흑자전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조심스럽게 흑자 전환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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