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가는 길목...‘혼소’ 기술 뜬다

수소경제 가는 길목...‘혼소’ 기술 뜬다

기존 화석연료 대신 수소·암모니아 주입...탄소 대폭 줄여
한화임팩트·두산중공업, 수소·암모니아 혼소 기술 상용화 및 개발
“수소경제 너무 먼 이야기...기술 성숙된 수소·암모니아 혼소 주목해야”

기사승인 2021-10-26 06:30:06
한화임팩트 대산공장. 사진제공=한화임팩트
[쿠키뉴스] 황인성 기자 = “탄소중립을 위해서 수소경제로 가야하지만 당장 바로 갈 순 없습니다.”

글로벌 탄소중립에 대한 요구로 수소경제를 향한 발걸음이 분주한 가운데 중간단계로 ‘혼소’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당장 현실에 적용할 만큼 기술이 성숙돼 있고, 기존 화석연료보다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운용되는 대부분의 에너지 발전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대폭 축소가 불가피한데 아직 수소경제에 대한 기술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정부가 수소경제를 국가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단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는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많은 시일이 필요하다. 특히, 정부가 최근 NDC 목표치를 상향하면서 기존 화석 기반 에너지 발전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충분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에너지원 확보가 녹록치 않다.

혼소 기술은 이런 난제를 해결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탄소중립에 대한 부담이 큰 가운데 기존 설비를 통해서 에너지를 만들어 내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혼소’는 두 종류 이상의 연료를 연소시킨 경우를 말하는데 현재 가장 주목받는 연료는 ‘암모니아’와 ‘수소’다. 다수의 국내 기업들이 수소경제에 앞서 관련 혼소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기존 화석연료 기반 가스터빈을 교체하지 않고 연소기만 설치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유지 보수 사업을 개시했다.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센(Thomassen) 에너지를 인수해 수소 혼소 기술을 확보했고, 현재 한국서부발전과 수소혼소 가스터빈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열병합 발전소 등에서 쓰고 있는 가스터빈을 개조해 수소 연료를 주입하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는데 한화임팩트는 이를 탄소중립으로 가기 중간 단계로 판단하고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또한, 최근에는 원익머트리얼즈, 원익홀딩스와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한 수소 생산·공급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소보다 다루기 쉬운 암모니아 혼소를 통해 친환경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화임팩트 관계자는 “수소 연소기를 설치할 경우 기존 가스터빈도 친환경 에너지로 변모할 수 있고, 자사는 65% 수소를 주입해 최대 35~40% 탄소 절감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수소 혼소 기술뿐 아니라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한 수소 생산 및 공급 협력도 중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한화임팩트

두산중공업은 수소·암모니아 혼소 및 수소 전소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에 성공한 경험을 토대로 지난해 5월부터 한국기계연구원과 '300MW급 고효율 수소 가스터빈용 50% 수소 혼소 친환경 연소기 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국중부발전과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 및 국내 수소 가스터빈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7월에는 포스코·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함께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터빈 개발에도 나섰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탄소중립을 위한 해결책 중 하나로 수소가 크게 주목받으며 미국·독일·일본 등의 주요 기업들도 각국 정책과 연계해 수소가스터빈 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글로벌 수소가스터빈 시장은 2030년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중공업은 수소 혼소를 넘어 수소만을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 전소 기술 개발에도 나서면서 수소경제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소를 연료로 혼합해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와 오염물질 배출은 대폭 줄어든다. 수소를 30% 혼소할 경우 LNG발전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10.4% 감축할 수 있고, 50% 혼소 시에는 21.4%까지 줄일 수 있다. 수소만을 연료로 활용하는 수소 전소 발전의 경우는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국내 수소가스터빈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양사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중부발전 김호빈 사장, 두산중공업 정연인 사장. 사진제공=두산중공업

학계에서도 탄소중립 시대로 전환하는 시점에 가장 먼저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써 혼소를 꼽고 있다.

류창국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암모니아가 수소에 비해 발열량은 낮지만, 석탄과 비슷한 열량을 내기 때문에 기존 화석 연료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이 시급한 상황에서 수소경제 관련 기술은 너무 먼 이야기로 학계에서도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수소경제 추진과 별개로 이미 기술적으로 성숙한 암모니아·수소 혼소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