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가 주력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와 중국에서 거의 생산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모두 기본적으로 리튬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리튬이온 배터리’다. 그런데 리튬 이외 어떤 양극활물질을 쓰는지에 따라 나뉜다.
삼원계 배터리는 리튬(Li)을 기반으로 세 가지 활물질을 양극재 소재로 쓴 배터리를 말한다. 배터리 관련 자료를 보면 NCM, NCA 등과 같은 표기를 볼 수 있는데 쓰인 소재의 원소기호 앞 글자를 따서 명명했다. NCM 배터리는 니켈(Ni)·코발트(Co)·망간(Mn)을, NCA는 니켈(Ni)·코발트(Co)·알루미늄(Al)을 활물질로 쓴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인터배터리 2021’에서 NCMA 배터리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이는 네 가지 활물질을 쓴 사원계 배터리다. 기존 NCM 배터리에서 코발트 함유를 줄이고, 알루미늄(Al)을 덧붙인 구조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리튬 기반이지만 코발트를 쓰지 않고 대신 철(Fe)을 사용한다. 리튬(Li)과 철(Fe), 인산(P)을 주재료로 해 일명 LFP 배터리로 불린다.
최근 리튬인산철(LFP)이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낮은 가격 때문이다. 리튬인산철은 희귀 금속인 코발트, 니켈 대신 철을 쓰는데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워 배터리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 리튬인산철은 NCM 대비 약 30% 저렴한 걸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양분하는 국내 배터리사들은 왜 삼원계를 주력으로 생산할까. 그건 에너지밀도 때문이다. 삼원계에 들어가는 물질들이 비싸긴 하지만 동일 면적 대비 높은 에너지 효율을 내고, 이는 주행거리 확보로 이어진다. 리튬인산철(LFP) 에너지 효율은 삼원계의 60~80% 수준이다.
이로 인해 두 배터리의 개발 방향은 정반대다. 삼원계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기반으로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을 펼치는 반면, 리튬인산철은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원계가 주력인 국내 배터리사들은 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니켈 함량을 늘리는 ‘하이니켈 전략’을 구사한다. 삼성SDI는 9월 니켈 함량을 80~90%까지 늘린 ‘젠5’ 양산에 돌입했고, LG엔솔과 SK온도 각각 하이니켈 배터리인 ‘NCMA’, ‘NCM9’ 양산을 연내 시작한다.
리튬인산철 기반의 중국 배터리사들은 전기차에 더 많은 셀을 탑재해 짧은 주행거리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통 배터리는 셀-모듈-팩 형태로 조립되는데 모듈을 없애고 셀에서 바로 팩 형태로 가는 셀투팩(CTP, Cell To Pack) 기술을 적용하면 공간을 덜 차지하면서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중국 배터리업체인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는 칼날(블레이드)처럼 얇고 긴 배터리 셀을 여러 개 넣어 배터리팩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해 자사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테슬라도 BYD와 블레이드 배터리 탑재를 논의 중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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