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무상증자 소식을 무조건 주가가 오르는 호재처럼 받아들이는 초보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 수 증가로 인해 주가가 낮게 조정돼 가격이 낮아보이는 착시효과에 속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쎄미시스코는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급등 마감했다. 지난달 28일과 29일 양일 연속 상한가를 친 데 이어 이달 들어 이틀간 10%대 상승세를 보였다. 4일 누적 상승률은 76%에 달한다.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배경은 무상증자로 인한 주가 조정이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자본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의 일부를 자본금으로 옮겨 발행되는 신주를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증자 방식을 말한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가가 인위적으로 조정되면서 주가가 낮아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보이게 된다. 사실상 기업의 성장이나 실적과 관련된 호재가 아닌 표면상 가격 조정일 뿐이다. 유상증자처럼 자본이 느는 경우도 아니다. 이익잉여금이 대차대조표상 자본금으로 전환처리돼 회계상 자본항목이 늘어날 뿐, 자기자본은 그대로다. 그럼에도 추가 상승을 노리는 강한 매수세가 형성되기도 한다.
문제는 최근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된 투자자들이 무상증자를 기업의 호재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쎄미시스코에 몰린 매수 물량도 대부분이 개인투자자다. 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개인 매수 자금만 1300억원 대에 달한다. 최근 무상증자를 결정한 바이오 기업들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무상증자로 인한 주가 상승세는 대부분 단기에 그친다. 성장성이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무상증자 결정 공시를 낸 상장사 79곳 중 절반 가량은 주가가 공시일 기준보다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무상증자를 쫓아 무조건적인 매수에 나서는 것을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상증자는 기업 가치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다. 무상증자 후 상승한 주가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유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장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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