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정부 유류세 인하 조치 반감되나

치솟는 유가...정부 유류세 인하 조치 반감되나

정부 12일부터 유류세 20% 인하 조치...물가 안정 차원
국제유가 연일 상승 중...한때 배럴당 100달러 돌파
가격 하락 체감효과 적을 듯

기사승인 2021-11-10 19:04:08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일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08.93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기름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체감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유가가 연일 고공행진 중으로 유류세를 뺀 기름값 자체가 높은 까닭이다.

정유사들은 유류세 인하에 따른 소비자 체감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협조할 예정이나 애초 높은 유가로 인해 연말 이후 국제유가가 안정화돼야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일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08.93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1.46원 오른 수치로 8주째 상승 중이다. 경유 평균 가격도 전날보다 1.25원 오른 리터당 1604.23원을 기록했다. 

지난주까지 1700원 후반대를 유지하던 휘발유 가격은 주말을 기점으로 1800원대를 넘었다.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넘은 건 2014년 9월 이후 7년여 만이다.

국내 유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시장의 석유 제품가격은 10월 4주 배럴당 104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90달러대로 내려왔다. 한국석유공사는 미국 달러화 강세, 원유 재고 증가, 중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 계획 발표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인 걸로 봤다. 하지만, 코로나 경기 회복에 따라 공급보다 수요가 크게 늘어 당분간 고유가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물가 안정과 서민 부담 완화를 이유로 유류세 인하를 결정했다. 국제 유가와 함께 국내 유가가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12일부터 내년 4월 말까지 약 6개월간 유류세를 20% 인하를 결정했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에 따른 소비자의 체감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유류세 인하에 따른 가격 하락보다 높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기름값 지출 부담은 여전할 걸로 보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8년 당시에는 유류세 15%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이 유류값 인하 효과를 체감했지만, 이번에는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여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높은 국내 유가에도 불구하고 유류세 인하 효과는 분명 있다”면서, “몇 주째 오르던 싱가포르 제품가격이 최근 주춤해진 만큼 국내 유가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연말 전후에는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체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 적극 협조하겠단 방침이다. 정유사 직영 주유소 등을 활용해 당초 1~2주 걸리는 유류세 인하 효과를 12일부터 당장 내겠단 목표다.

국내 정유 4사가 회원사인 대한석유협회는 지난달 26일 정부의 유류세 인하 발표와 동시에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직영점 등 자체 유통망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석유유통협회도 10일 정부의 유류세 인하를 환영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전국 500여 개 석유대리점과 1만여 주유소들이 즉각적인 기름값 인하에 동참하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12일부터 정부의 유류세 20% 인하 조치가 적용되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리터당 164원, 116원씩 낮아진다. 

한편, 정유사들은 유가 상승보다 요소수 부족 사태를 더욱 우려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이 기름을 운송하는 탱크로리 차량은 디젤 차량으로 요소수 주입이 필수적이다. 

현재 11월 말까지 쓸 요소수는 보유하고 있지만, 요소수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 일선 주유소에 기름이 제때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최악의 경우는 휘발유 대란도 빚어질 수도 있다.

정유업계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요소수 공급 우선순위에 기름을 운송하는 탱크로리를 포함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탱크로리 차량 자체에 요소수가 들어가기 때문에 원활한 기름 공급을 위해서는 정유업계에서 충분한 요소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는 한두 달 정도 쓸 요소수 재고분을 갖고 있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탱크로리 운용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2월까지는 확실한 요소수 공급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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