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유류세 인하 첫날...직영·알뜰주유소만 북적

[르포] 유류세 인하 첫날...직영·알뜰주유소만 북적

직영주유소 판매량 2배 늘어...오전에만 평소 물량 소진
“고유가에 부담 덜어” vs “여전히 비싸” 시민 반응 엇갈려

기사승인 2021-11-13 06:30:02
정부는 12일부터 내년 4월까지 유류세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20% 인하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직영주유소 모습.   황인성 기자

정부 방침에 따라 유류세가 인하된 12일 오전 경기 안양시 소재의 한 직영 A주유소는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로 붐볐다. 고공행진 중인 유가에 부담을 느꼈던 시민들은 유류세 인하가 적용된 첫날 아침 일찍부터 인근 직영주유소와 알뜰주유소를 찾았다.

이날 오전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는 유류세 인하액이 반영된 저렴한 주유소를 찾으려는 이들이 한꺼번에 몰려 잠시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정부는 12일부터 유류세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20% 인하했다. 연일 상승하는 국제유가와 더불어 국내유가도 계속 오르자 정부는 물가 안정화 차원에서 2년 만에 유류세 내렸다. 2018년에는 유류세 15% 인하했던 걸 이번에는 5% 추가해 20%까지 내렸다.

12일 오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한 직영주유소. 주유하려는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황인성 기자


“평소 하루에 200리터 드럼통 기준 70개 내외 정도 나가는데 오늘 오전에만 드럼 60개 분량이 팔렸어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직영 B 주유소는 오전 내내 기름을 넣으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셀프 주유소로 고객이 대부분 직접 주유했고, 조작이 미숙한 이들은 직원들이 나와 도움을 주는 모습이었다. 출근 시간대에만 주유 차량이 몰린 게 아니라 계속해 차량이 줄이었다. 평소보다 약 2배가량 판매가 증가한 거 같다고 주유소 관계자는 말했다. 

반면, 국내 주유소의 대다수인 자영주유소는 한산했다. 전날보다 10~20원가량 기름값이 낮아지긴 했지만, 기존 물량이 아직 남아 직영주유소·알뜰주유소보다 여전히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유류세 인하액이 반영된 직영·알뜰주유소는 1600원 중후반대에 주로 판매 중이었으나 자영주유소는 여전히 1800원 초중반대를 유지했다. 

“인하된 유류세가 적용되기 전에 들여온 물량이 있어 어쩔 수 없습니다. 빠르면 일주일 후면 지금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될 거예요.”

정부의 유류세 인하로 휘발유와 경유는 리터당 각각 164원, 116원 내렸다. 액화석유가스(LPG)는 40원가량이 인하됐다. 
출처=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이날 유류세 인하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갈렸다. 연일 이어지는 고유가 기조에 정부의 유류세 인하가 단비처럼 반갑다는 반응과 가격이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의견 등 제각각이었다.

직장인 추연우씨는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어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냐”며 “그래도 정부의 유류세 인하 덕분에 조금 싸게 기름을 넣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안양 평촌동에 거주하는 정영용씨는 “기름값이 내렸다고는 하나 내린 휘발유 가격이 평소 경유 가격 수준”이라면서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오늘은 차를 타고 나왔지만, 높은 기름값에 요즘에는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들은 기름값을 올릴 땐 빠르게 올리는데 내릴 땐 천천히 내리는 게 아니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유류세를 내린단 소식에 인근 주유소를 찾았는데 전날과 비슷한 가격에 물어 직영주유소까지 왔다면서 자영주유소들의 판매 행태에 불만을 제기했다.

“정부에서 유류세를 인하한다고 해서 기름 넣으려고 주유소를 찾았는데 직영·알뜰주유소만 먼저 적용된다고 해서 헛걸음을 했다”면서 “일도 제대로 못 하고 싼 주유소만 찾아다니는 게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12일)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41.95원 내린 1768.21원이다. 경유 가격은 30.25원 내린 1575.39원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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