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됨으로 여야 대진표가 짜여졌다.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5명이다. 하지만 5명이 모두 완주할 것으로 보이지 않고 결국에 단일화하지 않겠느냐는 게 정치권 안팎의 예상이다.
어느덧 20대 대선이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에서 이 시간은 엄청 긴 시간이다. 어디로 뛸지 모르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의 대선 판세와 4개월 동안 관전 포인트를 들어보고자 열린민주당 대변인이기도 한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 소장을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지난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됨으로 여야 대선 대진표가 짜였어요. 현재 상황 어떻게 보세요?
“저는 문재인 정부에서의 결핍을 채울 사람들로 양쪽 후보가 정해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절차적 민주주의의 중요성 그리고 각 부처에게 권한을 분산하는 형태의 고도화된 민주주의를 통해서 정부 운영했다면 이제 그것 보면서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면 되지, 꼭 저렇게 다 관료들한테 물어봐야 되나’란 답답함을 느꼈던 분들이 계신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에게 이재명 후보는 특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안 되는 일들을 되게 만들고 본인이 직접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그런 것에 대해 국민들이 문재인 대통령과는 좀 다른 모습을 기대하는 측면이 있을 것 같고요.
윤석열 후보는 ‘전두환이 군사 쿠데타랑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란 얘기를 했죠. 그러니까 전두환-장세동, 윤석열-한동훈을 떠올리잖아요. 즉 소위 말하는 조직에 의해서 움직이면서 문제들을 해결해 갈 것 같은 기분이죠. 그래서 윤석열 후보로 대비되는 탄탄한 관료 조직이 대한민국 사회 난맥상들을 해결해 갈 것을 기대하는 또 다른 한 축으로 두 축이 충돌하는 선거가 된 것이 아닌가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예전에 소장님께서는 제3지대가 힘이 없을 거라고 하셨잖아요. 그러나 지금 보면 제3지대에서 10% 나오는 것 같은데.
”어느 선거에도 제3지대가 10%는 했죠. 안철수 후보가 2017년 선거 기준으로 20%를 넘어야 해야 제3지대가 힘을 받는다고 하는 거지, 지금 안철수 후보 심상정 후보가 합쳐서 10%인 것이 저는 대단히 유의미한 제3지대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윤석열, 문재인 정부에 복수할 적임자로 선택“
- 윤석열 후보가 선출될 것은 얼마나 예상하셨어요?
”당내 조직 전부 다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여론조사의 흐름에 역행할 수 있을 만큼의 세를 모았으니 가능했다고 생각했고요. 특히 국민의힘 당원들이 혹은 지지자들이 지금 바라는 것은 나를 대신해서 복수해 줄 사람이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홍준표나 유승민이나 원희룡 같은 기존의 정치 해왔던 캐릭터들은 복수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20년 넘는 수사만 전문적으로 해온 윤석열 후보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복수하기에 적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원들이 상당히 높은 비율로 지지했다고 봅니다.“
- 윤석열 후보는 정치 경험도 없고 선거 경험도 없잖아요?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불안하지 않을까요?
”어쨌든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기간 동안 국민의힘의 어떤 정치인도 윤석열 검찰총장만큼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의힘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그걸 보고 지지한 건데요. 그런데, 경험이 부족한 부분들은 감안을 했겠죠.“
- 그러면 말실수 같은 것은 아무 영향이 없나요?
”그러니까 그 사람의 정책을 보고 뽑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복수에 대한 의지를 보고 뽑은 거기 때문에 말실수하는 것이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지지율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게 수치로 증명됐죠. 여론은 출렁였지만 지지는 더 결집했죠.“
- 경선 전엔 윤석열 후보가 월등히 이길 거로 봤는데 결과의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았죠. 그럼 윤 후보는 이기고도 진 게 아닌가요?
”여론조사에서 10%가 넘게 졌다는 것은 사실 되게 뼈아프죠. 50대 이하에서 전패했다는 것도 뼈아픈 상태고요. 당심에서 20% 앞서는 것 하나만 가지고 선거를 치러야 되는데, 여론조사가 떨어진 건 말실수 등이 반복되면서 여론은 외면한 것이고, 당심은 어차피 처음부터 그것이 이번 투표의 포인트가 아니었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를 뽑은 거죠.“
- 이번 경선의 승자는 홍준표 후보 아닌가요?
”워낙 정치적으로 수가 좋고, 그리고 흐름을 잘 파악하는 사람이죠. 그래서 20대가 본인 지지한다 싶은 그것을 캐치하고 나서부터는 굉장히 20대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했고요, 그리고 요즘 정치인 중에서 드물게 사과를 하고 인정을 하는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어요. 그런 것이 부족한 요즘 세대의 정치에 홍준표 후보의 반응이 어떤 의미에서는 신선하게 보였다는 것이 있고요. 그런데 이건 전 홍준표라는 정치인의 세계관이 투영돼서 지지했다기보다는 이준석으로 시작됐던 20~30대 남성 지지가 윤석열 후보 반대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의 홍준표라는 캐릭터를 생각해서 지지했던 측면도 있기 때문에, 홍준표의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 대선후보 경선 후 2030 세대가 국민의힘 탈당하는 것은 어떻게 보세요?
”실제로 굉장히 많은 비율로 이탈을 하거나, 국민의힘의 당원이 확 줄 거나 혹은 여론조사에서 유의미하게 지지 수치가 줄었냐고 하면 그렇지 않다고 보거든요? 원래, 선거 시기에 지지율이 좀 빠진 상태로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래서 2030이 이탈한 것으로 보기는 좀 어렵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종인, 결국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할 듯“
-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후 여론조사에서 크게는 12%에서 4% 차이로 윤석열 후보가 앞서가요, 물론 컨벤션 효과가 있겠지만 윤석열 후보가 앞서가는 건 어떻게 보세요?
”다음 주말까지는 이 컨벤션 효과가 일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다음에 김종인 박사의 합류 등 이벤트들이 어떻게 만들어질지가 그다음 여론을 만들어갈 거라고 봅니다.“- 김종인 박사 선대위 합류할지가 관심인 것 같아요.
”김종인 박사 입장에서는 박근혜·문재인 정부 탄생의 공로가 있지만 본인이 만들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번에 개입하게 된다면 확실히 약속을 받고 시작하고 싶겠죠. 그런데 윤석열 후보는 윤석열 후보 본인의 고집도 굉장히 세고, 그리고 지금까지 윤석열 후보가 인사하는 스타일을 보면 검찰 때도 특수부 위주로 자기 식구만 정확히 챙기는 게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 공직에서 의리를 따지는 건 안 되는 일이거든요. 어쨌든. 그렇다 보니 전면 혁신을 주장하는 김종인 박사와 윤석열 후보 간의 충돌은 불가피하죠. 그러나 김종인 박사 입장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뭔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워보고 싶은 생각을 할 거기 때문에 결국은 합류하게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있고요.“
- 문제는 전권인 거 같은데 김종인 박사에게 전권 줄 수 있을까요?
선거 캠프에서 전권을 주는 문제가 예측할 수 있는 영역 바깥이라고 보는 게, 전권을 주기에는 윤석열 후보의 지금까지 인사 패턴이 본인이 가까운 사람들을 내치지 않는 성격이라서, 이것이 갈등을 많이 일으킬 거라고 보는 거고, 갈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봉합을 할 거라고 보는 거고, 김종인 위원장도 어느 정도 양보를 하지 않겠냐 생각하는 거죠.”
- 이재명 후보는 선출된 지 한 달이 지났는 데 행보는 어떻게 보세요?
“지금 여러 가지 정책적인 과제들 중심으로 던지며 치고 나오는 모습은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또 윤석열 후보에게 1대 1 토론회 매주 하자라는 제안도 잘 던졌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정도의 행보는 좋은데, 이재명 정부가 어떻게 구성될지에 대해서 보여주는 것은 결국은 인선이거든요. 그것은 지금의 선대위를 통해서 보여줘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의 선대위는 그냥 우리가 너무나도 예상할 수 있는 민주당 사람들의 선대위에서 그치고 있단 말이죠. 이제부터 외부 인사들 영입을 하겠죠. 그리고 정책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되게 중요할 거로 생각합니다.”
”대장동, 수사 진전 돼서 곧 실체 드러날 것“
-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문제가 아직도 국민에겐 의혹이 남아있고 특검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은데.
“그건 대장동 문제는 수사기관의 수사가 상당 부분 진전이 돼서 곧 실체가 드러나리라 생각합니다. 이해 당사자마다 주장과 생각과 이해관계가 다 다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것은 감춰질 수가 없는 종류의 비밀이죠. 수사를 하고 안 하고와 상관없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해요.”
- 이재명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던졌어요. 그러나 민주당에서도 의견이 갈리던데.
“의견이 갈리기도 하지만, 일단 여당은 재난지원금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표시했고요. 그리고 야권 대선 후보인 윤석열 후보도 50조 지원책을 꺼내 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이렇게 어려울 때 확장 재정을 구사해야 된다는 점에서는 같이 합의를 했다고 생각을 해요. 나머지 부분들은 맞춰가면 갈 수 있는 성질들로 보죠
그런데 나머지 맞춰갈 수 있는데, 기획재정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문제가 남아 있지 않습니까. 이것이 바로 저는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이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를 할 수 있는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죠. 즉, 기획재정부를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와 다른 해답을 내놓기를 유권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이거든요. 재난지원금 문제를 현재 야당 대선 후보인 윤석열 후보와 함께 어떻게 풀어가는지도 유권자들이 또 상당한 판단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안철수 대표가 출마 선언했는데.
“저는 완주를 각오하고 한 출마 선언이었다고 평가하고요.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윤석열 후보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불안함 때문입니다. 경력이 부족한 것부터 시작해서, 생각의 들통인지 말실수인지 등이 거론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 사람이, 국민의힘 유권자들 입장에선 ‘윤석열이 만드는 대한민국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는 건 윤석열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그렇다고 한다면, 그 역할을 안철수 대표가 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내년 1월까지 가는 과정에서 지금 고발 사주 의혹, 그다음에 본인, 부인, 장모, 소위 말하는 ‘본부장’ 비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건들의 수사 과정을 통해서 윤석열 후보의 불안함이 노출될 수 있죠. 안철수라는 사람의 지지율이 완전히 0% 나오는 게 지금 아니거든요. 그렇다라면 지금 이런 상태로 교착 상태에서 버티기를 하고 내년 1~2월까지 윤석열 후보의 불안함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과정에서 자신이 야권의 단일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마를 한 거기 때문에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당장의 단일화를 할 것인지 아닌지의 질문들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 예전에 소장님이 오세훈 서울시장 등판 가능성을 말씀하셨잖아요. 지금도 가능성 있을까요?
“오세훈 시장의 등판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없다고 봐야 되겠죠. 서울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저는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서울시장을 잘해서 차기 도전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앞으로 선거 4개월 남았는데, 관전 포인트는 뭘까요?
“이제 양강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정책 대결 등 본격적인 아젠다 싸움이 시작될 건데요. 지금 양쪽 후보가 정확히 주도권을 쥐는 아젠다를 내밀지 않았습니다. 언제 내밀게 될지 모르지만, 저는 이번 달 안에 ‘내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아젠다’는 이것이라고 큰 그림을 내놓을 것이거든요. 그 그림들이 부딪치는 광경이 첫 번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고요.
국민의힘 같은 경우 윤석열 후보가 지금 본인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상이 없기 때문에 말을 못 하는 부분을, 김종인 위원장이 들어와서 채워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럼 김종인 호가 이야기하는 대한민국은 무엇일지죠. 그런데 그것이 2012년에 경제민주화는 그 당시로써는 의미가 있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에 있어서 새로운 시대의 시대정신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대격돌이 일어나지 않겠나라고 생각을 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기득권 해체가 결국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이슈로 나설 것이에요. 그것을 민주진영이 어떻게 잘 주도권을 쥐고 나가는지도 꼭 한번 지켜볼 만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이영광 객원기자 kwang38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