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된 ‘혼소’ 개념을 억지로 갖다 붙였다는 일부 주장에 송용선 한화임택트 상무는 이같이 답했다. 수소혼소를 통해 가동 중인 발전시설이 실존하고, 혼소 기술을 실증하는 일련의 작업들이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혼소기술은 실체가 없다는 일각의 주장을 받아 쳤다.
지난달 30일 한국서부발전에서 한화임팩트가 추진하는 ‘수소혼소’ 발전에 대한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비 내리는 날씨에도 많은 기자들이 참석해 탄소중립의 중간 경유지로 떠오른 ‘혼소 기술’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탄소중립 시대로 전환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수소사업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가운데 한화임팩트는 가장 빠르게 현실화할 수 있는 수소혼소 기술을 시장에 내놨다.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수소혼소 사업을 추진하고, 향후 수소경제로의 진입도 함께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상향해 발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 연료 혼소 계획이 포함되면서 한화임팩트가 추진해온 수소혼소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걸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수소혼소는 실체가 없는 기술이란 부정적 견해를 내놓았지만, 한화임팩트는 이날 현장 공개를 통해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송용선 상무는 미국과 네덜란드에서 자사의 혼소기술이 들어간 혼소 발전소가 현재 가동되고 있다면서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송 상무는 “우리 기술이 적용돼 수소혼소 가동되는 발전소가 미국과 네덜란드에 두기나 있다”면서 “고객에게 실증 사례를 제시하면서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보장할 수 있어 충분한 사업 역량과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글로벌 가스터빈 생산업체(OEM)들도 수소혼소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에서 상업발전 실증까지 마친 건 한화임팩트가 유일하다. 수소혼소 시장에 가장 빨리 진입해 확고한 선점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수소혼소 발전 시 환경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 발생에 대해서는 한화의 최신 기술인 ‘프레임시트(FlameSheet)’를 적용해 환경부의 대기환경 관련 규제를 이미 충족했다. 기존 가스터빈 수준으로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여 상업 발전도 전혀 문제가 없다.
송 상무는 “수소와 천연가스(LNG)를 얼마나 잘 고르게 섞어 투입하느냐가 질소산화물(NOx)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데 터빈의 구조적 설계와 연료 믹싱기술로 극복했다”며 “현행법상 10ppm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한화의 자체 최신 기술을 활용해 기존 가스터빈과 같은 수준인 9ppm 이하까지 낮췄다”고 설명했다.
한화임팩트는 한국서부발전과 함께 수소혼소 실증사업도 추진한다. 양사는 올해 초 업무협약을 맺고 가동 중단된 천연가스(LNG) 가스터빈 발전기를 한화임팩트 유휴부지로 옮겨 수소혼소용 발전기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고, 현재 발전시설을 차례로 옮기는 중이다.
서부발전은 노후화된 발전기를 지난 2017년 가동 중단했다. 좌초자산으로 남겨진 발전기를 한화임팩트 수소혼소 개조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장비로 재탄생할 수 있게 되면서 탄소중립 실현과 함께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또 2024년 초까지 수소혼소 터빈 전환 실증작업을 차질 없이 마치면 서부발전과 인천발전소에서 가동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가스터빈 발전기 8기도 차례로 수소혼소 터빈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임팩트가 적극 공략 중인 시장은 가동연수가 15년 이상 된 발전용 F클래스 가스터빈이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용량 및 효율에 따라 클래스를 구분하는데 현재 국내서 가동 중인 가스터빈 중 절반가량은 F클래스다. 통상 가스터빈 수명을 15년으로 보고 있는데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가스터빈으로 개조할 경우 수명을 대폭 늘릴 수 있어 실증사업을 마치면 수주도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 상무는 “국내 발전설비 중 LNG 복합발전이 가장 많고, 이중 핵심은 가스터빈이다”면서, “기존 LNG를 연료로 쓰는 가스터빈을 개조해 최종적으로는 수소 연료로 전환하는 게 자사의 사업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스터빈 개조가 신규 설치보다 절반가량 비용이 적게 들고, 우리는 이보다 더 비용을 낮춰 가격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좌초자산으로 여겨지던 가스터빈을 혼소 발전기로 다시 재탄생할 수 있어 고객 입장에서도 유리하다”며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도 확신했다.
한편,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에는 화석연료발전 비중을 축소하고, 무탄소 가스터빈(수소·암모니아 혼소)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최종 시나리오 A안은 무탄소 가스터빈 비중을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21.5%, B안은 13.8%로 설정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