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보다 더욱 강한 ‘공정 전환’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탄소중립 전환 시점에 국회에 가장 바라는 정책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이형희 SK수펙스협의회 SV위원장이 내놓은 답변이다.
이 위원장은 9일 국회서 열린 탄소중립 관련 세미나에 기업 대표로 참석해 탄소중립에 진입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과 가능성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탈탄소를 중심으로 한 탄소중립 추진에 앞서 ‘공정 전환’에 대한 깊은 관심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중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석탄 기반 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고, 각자 강점을 지닌 분야를 중점으로 ‘공정 전환’ 노력을 펼치고 있는데 아직 국내서는 ‘공정 전환’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대기업들은 각자 탄소중립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고 추진할 역량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 범사회적인 관심을 통한 공감대 형성과 함께 관련된 정책 마련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 전환(Just Transition)’은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사업축소가 예상되는 위기 지역에 신재생에너지로 업종전환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주요 선진국에 경우 석탄산업에서 신재생에너지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산업종사자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한 공정한 전환을 실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는 ‘공정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미 이뤄지고 있다고 이 위원장은 설명했다. 유럽연합(EU)는 그린딜 전체 예산의 15%인 190조원을, 미국은 800조원을 공정 전환을 위해 쓰고 있다.
이 위원장은 ‘공정한 전환’을 위한 대기업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개별기업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탄소중립 흐름에 공감하고, 각자 로드맵을 꾸리는 상황에서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까지 모두 챙기기에는 역부족이란 주장이다.
글로벌 고객사들이 탄소중립 흐름에 따라 전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RE100(기업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는 것) 선언에 나서고 있는데 중소형 규모의 협력업체들이 탄소를 배출하는 생산공정을 유지할 경우 고객사에 제품을 납품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애플이 RE100을 선언하고 전 생산과정 재생에너지 사용을 천명하자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는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 건립 투자를 발표했다. 재생에너지가 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할 경우에는 고객사의 RE100 요구를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유럽연합은 올해 3월 인권 및 환경에 대한 기업의 실사를 의무화하는 ‘기업실사지침안’을 결의해 올해 내 관련 입법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면서 “공급망을 실사하는 지침이 법 제도화된다면 이를 충족하지 못한 기업들은 향후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국내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전력 수급의 안정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재생에너지만으로 산업계에서 필요한 대규모 전력 수급을 충당하기는 어렵고, 안정적인 전력 수급 계획이 필요한 만큼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기후변화에 대해 강한 정책을 내는 영국도 원전은 20% 발전 비율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국도 바이든 정부도 대선 공약 내용에서 원전을 일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며 “인공태양 기술 등과 같은 좋은 대체 에너지를 찾을 동안에 액화천연가스(LNG), 원자력 발전 등은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세미나는 국회의원 연구모임인 ‘새로운사회의원경제연구모임’이 주최했다. 연구모임 대표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탄소중립 흐름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는 걸로 안다”며 “기업 측의 탄소중립의 가능성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마련한 자리로 오늘 발표를 통한 내용을 이해하고, 좋은 정책들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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