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은 17일 오전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 및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최 수석부회장은 선임 당일부터 지동섭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SK온 각자 대표직을 수행한다. 최 수석부회장이 성장전략 및 글로벌 네트워킹을 맡고, 지 대표는 경영 전반을 담당할 걸로 보인다. SK온 이사회 의장직은 기존처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맡는다.
배터리 사업에 강한 애정을 보여왔던 최 수석부회장의 행보가 이번 대표이사 선임의 결정적인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배터리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사업 기획과 투자 확대 등을 주도해왔다. 또한, 주요 관계사 CEO와 그룹 글로벌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글로벌사업 감각과 네트워크 등을 쌓아왔다.
이사회에서도 이러한 노력 등을 높게 평가해 이번 선임을 추진한 걸로 전해진다.
SK온 관계자는 “그룹 대주주이기도 한 최 수석부회장의 책임 경영을 통해 중요한 성장기를 맞은 배터리 사업을 SK그룹의 핵심성장동력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SK온을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톱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회사 의지가 실린 인사”라고 말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SK온을 빠르게 키워 SK그룹의 탈탄소 전략 가속화,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서비스 시장 확대에 기여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표이사 인사를 통해 주목되는 점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직을 분리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올해 10월 별개 법인으로 독립한 SK온의 이사회 의장직을 최 수석부회장이 맡지 않고,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맡기로 하면서 SK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CEO)직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ESG경영이 중요해진 현 시점에서는 맞는 방향성이고, 진일보한 경영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온은 이날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신규 임원 6명을 선임하고 계열사 및 관계사에서 9명의 임원을 영입해 미래 성장과 혁신을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