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초석된 ‘포항 1고로’ 은퇴...박물관으로 재탄생

한국 경제 초석된 ‘포항 1고로’ 은퇴...박물관으로 재탄생

기사승인 2021-12-29 14:50:44
1973년 6월 완공된 포항 1고로 전경.  포스코그룹

한국경제 발전의 초석이 됐던 포항 1고로가 48년 6개월간의 쇳물 생산을 중단하고 멈췄다. 

포스코는 29일 포항제철소에서 김학동 사장, 이시우 안전환경본부장, 양원준 경영지원본부장, 남수희 포항제철소장, 이덕락 기술연구원장, 포스코 노동조합 및 노경협의회 대표 등이 내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고로 종풍식을 개최했다. 

김학동 사장은 이날 종풍식에서 “1973년 6월 9일 첫 출선 당시, 故 박태준 명예회장님께서 직원들과 함께 1고로 앞에서 만세를 외치며 눈물 흘리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한데, 종풍을 맞아 만감이 교차한다”며, “변변한 공장 하나 없었던 변방의 작은 국가가 짧은 기간 내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포항 1고로와 많은 이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포항 1고로는 국내 최장수 고로로 1970년 4월 1일 착공해 1973년 6월 9일 첫 쇳물 생산에 돌입했다. 이후 48년 6개월간 5520만톤의 철을 생산했고, 그 소명을 다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상징적 의미가 있는 포항 1고로의 첫 출선일 6월 9일은 ‘철의 날’로 제정돼 매년 기념하고 있다. 

1고로의 의미는 남다르다. 고로 준공으로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을 자력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이 쇳물을 통해 조선, 자동차, 가전 등 국내 제조업이 단기간 내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는 발판이 됐다.

포항 1고로가 반세기 가까이 생산해 낸 쇳물의 양은 총 5520만 톤에 이른다. 이는 30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1380 척을 건조하거나, 중형 자동차 5520만 대 생산 또는 인천대교 1623개를 건설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는 1고로의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고려해 철거하지 않고, 박물관으로 개조해 보존할 방침이다. 고로 내부를 완전히 냉각하고 철거 작업 등을 거친 후 ‘포항1고로 뮤지엄’으로 개조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1고로 종풍에 따라 연간 100만톤가량 감소하는 출선량을 보완하기 위해 남아있는 8개 고로의 연원료 배합비 개선을 추진해 철강 수급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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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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