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시기를 보낸 철강업계가 중국 철강 감산과 전방산업 회복세로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도 자동차와 조선 등 전방산업 내수 경기 회복이 예상되고, 글로벌 수요 증가 전망이 나오면서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사들이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빅3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합산 추정치가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는 9조3500억원, 현대제철은 2조5088억원, 동국제강은 831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철강업계 업황이 크게 개선된 이유는 전방산업의 경기 회복에 따른 철강 수요 증가와 중국 철강 감산 정책 때문이다.
소재산업인 철강은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올해 초부터 코로나 회복에 대한 기대로 철강재 수요가 늘었고,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또한, 세계 철강 생산량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이 탄소중립을 위한 감산 정책을 펴면서 글로벌 철강 수급이 타이트해졌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분기부터 역대급 실적을 냈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2조201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실적 공개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3분기에는 직전분기보다 9000억원가량 더 늘어난 3조120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해 사상 첫 영업이익 3조 클럽에 가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부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가 3분기에는 826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무려 2374% 상승한 수치다.
내년 전망도 나쁘지 않다.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중국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철강 생산량을 통제하고 있다. 올림픽 이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철강 생산량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철강 수요는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철강협회가 전망한 내년 글로벌 철강 수요는 19억톤 내외로 올해 대비 2.2%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는 세계 경제 성장 추세에 따라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4.3%)과 선진국(5%)의 철강 수요 증가를 관측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최근 법안이 통과된 인프라 투자 효과로 수요가 5% 이상 증가해 1억톤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입량을 제한하는 무역확장법 232조의 완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부양정책에 따라 미국 내 철강 수요 급증이 예상되고, 자국 내 공급만으로는 수요를 충족하기 힘든 가운데 한국에 대한 철강 수입 제한 조치를 해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0일 철강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을 담은 제안서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는데 한국에도 비슷한 제안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 위주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철강 수요가 점차 회복됐고, 국내 철강기업들의 실적 지표가 좋아졌다”며, “내년도 올해와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나 최대 철강 수요처인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도 일부 있어 100% 확신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