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에 녹아든 5대그룹 경영전략은

신년사에 녹아든 5대그룹 경영전략은

“고객 만족이 곧 변화·도전 기준”
ESG경영 트렌드, 올해도 지속

기사승인 2022-01-04 06:30:10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경계현 사장.    삼성전자

임인년 새해 국내 5대그룹들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키워드는 ‘고객’과 ‘도전’이다. 코로나 3년차를 맞은 가운데 기후위기라는 또 다른 대변화가 겹쳐지면서 기업들은 고객만을 바라보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신년사 곳곳에 담았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LG·롯데는 3일 시무식을 시작으로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시무식과 함께 그룹총수와 대표들은 신년사에 올해 경영전략을 담았다.

국내 5대그룹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고객’이다. 고객 만족과 고객 경험은 늘 기업들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다. 올해는 특히 고객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코로나 재확산과 기후변화 위기 등 대변혁 시기에 고객에게 집중하는 경영전략으로 위기를 탈피하고, 성장을 도모하겠단 의지다.

삼성전자는 “가치 있는 고객경험으로 사업품격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이날 공동 명의 신년사에서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고, 이를 통해 기술혁신과 고객 만족을 달성하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두 대표는 “고객을 지향한 기술 혁신은 지금 삼성전자를 있게 한 근간으로 세계 최고 기술력은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기술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고객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하고, 최고 고객 경험(CX)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고객 중심 경영전략을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새로운 시대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올해는 그룹이 그동안 기울여 온 노력을 가시화해 가능성을 고객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삼겠다”며, “고객이 가장 신뢰·만족하는 ‘친환경 탑티어(Top Tier) 브랜드’가 되기 위한 기반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생산-판매-고객관리의 전 영역에서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취임 후 2019년 첫 신년사부터 고객가치 경영을 천명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도 고객을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구 회장은 “가치 있는 고객 경험에 우리가 더 나아갈 방향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LG는 양질 제품을 잘 만드는 일에 노력해 왔지만, 요즘 고객들은 그 이상 가치를 기대한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이어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사용 전후 경험이 달라졌을 때나 경험하지 못한 걸 느꼈을 때 만들어진다”며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해야 하는 건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이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LG그룹

신년사에 등장한 또 다른 키워드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도전’이다. 대변혁 시기에 과거 경험에만 의존해 머문다면 결국 도태된다는 위기를 인식하고, 기업 역량을 최대한 집결해 변화에 도전으로 맞서자는 말들이 끊임없이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체 구성원들에게 보낸 신년인사에서 올해 그룹 목표는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임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과거 경험에 안주하지 말고, 전략적 유연성에 기반한 창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초기와 달리, 낯선 변화에 적응하며 축적해 둔 에너지로 더 큰 도약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SK 주요 사업이 글로벌 패권 경쟁 한 복판에 서 있는 현실을 언급한 뒤 “지정학적 갈등이 경제적 발전을 이렇게 위협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과거 경험에 안주하지 말고 전략적 유연성에 기반해 창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지난 1년 간 대한상의 회장을 맡아보니 기업이 여전히 국민 눈높이에 닿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며 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고 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 말을 인용하면 실패를 두려워해 도전에 주저하지 말라고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신 회장은 “불확실성이 지속되지만 이젠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라면서,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 실패는 무엇인가 시도했던 흔적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도전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또 조직의 개방성과 수평적인 조직구조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융합된 환경에서 연공서열, 성별, 지연 · 학연과 관계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 정착돼야 한다”며, “최근 HQ체제 개편은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조직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주요기업 신년사와 관련해 “기업 입장에서 고객은 항상 중요하지만, 특히 코로나19라는 위기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변화가 겹치면서 고객 중심 경영은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됐다”면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발전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협받고, 변화와 도전의 기준은 결국 고객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시작된 ‘ESG경영’ 열풍은 올해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그룹사를 포함한 거의 모든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ESG경영이 필요하다는 시대적 인식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신년사에서 밝혔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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