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인지 저하를 있는 남성 노인에게 낙상 위험이 2.7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형·손상준·노현웅 교수팀(아주대 의대 이동은 학생)이 평균 71세 어르신 1만405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우울증과 인지 저하 2개 모두를 동반한 경우 낙상 위험이 약 2배, 우울증만 있는 경우 1.5배 더 높았다. 반면 인지 저하만 있는 경우엔 일반 대조군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는 성별에 따라 낙상 위험 증가 폭이 달랐다. 여성의 경우 우울증과 인지 저하가 모두 있는 경우, 둘 다 없는 여성에 비해 낙상 위험도가 1.6배 더 높았다. 반면 남성의 경우, 두 가지 모두 있으면 낙상 위험도가 2.7배 더 높아져 여성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이번 연구 대상자 중 우울증, 인지 저하가 있는 남성 노인이 가장 주의를 요하는 위험 대상군으로 꼽혔다.
어르신들의 경우, 낙상은 고관절 골절, 두부 외상에 의한 뇌출혈 등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고, 낙상시 많이 발생하는 손목 골절이나 척추 골절 등은 수 개월 이상 거동이나 일상생활을 힘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우울증으로 인한 수면부족, 식욕부진 및 근력감소 그리고 인지 저하에 따른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범위 감소 등 여러 요인이 낙상 위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방 또는 화장실 바닥에 미끌어질 수 있는 물기나 수건을 두지 않기 △침실과 화장실 사이 낙상 위험물 제거 △자주 사용하는 물건 높이 두지 않기 △계단 혹은 문턱 위험 제거 △화장실 바닥 미끄럼 방지 △외출 시 운동화 바로 착용 △보행 불안정시 지팡이나 휠체어 사용 △눈 온 다음날 단독 보행 자제 △보행 시 무거운 물건이나 짐 들지 않기 등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현웅 교수는 “낙상 사고는 ‘예방이 최고의 치료’로 불릴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위험군을 선별하고 향후 사고 발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창형 교수는 “지난 2017년 시행한 노인실태조사에서 65세 이상 어르신 중 16%가 낙상을 경험하고, 3명 중 2명은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심각한 후유증 등을 고려할 때 노인 낙상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며, 특히 우울증, 인지 저하을 동반한 어르신들이 있다면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021년 3월 국제기분장애학회(ISAD) 공식 학술지로 SCI 저널인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IF 4.8)'에 ‘Gender differences in the effect of depression and cognitive impairment on risk of falls among community-dwelling older adults(지역사회 노인 집단에서 우울증과 인지 저하가 낙상에 미치는 영향의 성별간 차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