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된 금호家 경영권 분쟁...‘조카의난’ 2라운드 예고

재점화된 금호家 경영권 분쟁...‘조카의난’ 2라운드 예고

박철완 전 상무 "경영 복귀해 주주가치 제고" 
주주제안서 발송 및 OCI 취득주식 가처분 신청
업계 “우호지분 확보 총력전 이어질 듯”

기사승인 2022-02-23 06:20:01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금호家(가)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완패한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경영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면 내달 예정된 주총에서 표 대결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박철완 전 상무 측은 전날 경영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박 전 상무는 선친인 박정구 회장의 뜻에 따라 금호석화를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접한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포부를 밝히면서 경영 일선으로 복귀 주주가치를 제고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전 상무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선친 20주기를 맞은 올해 할아버님과 아버지께서 1970년 함께 만드신 금호석유화학의 경영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하나 아직 회사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어 선친을 뵐 면목이 없다”며 “박정구 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개인 최대 주주로 금호석유화학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많은 고민 중이고, 각계 전문가들과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친의 경영철학인 의(義)를 실천하고 ‘비전 경영’을 제시하는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진 경영자로 복귀, 주주가치를 제고에 힘을 보태고 싶은 포부가 있다”며 “선친의 뜻이 그러하듯 금호석유화학이 글로벌 기업으로 비전을 제시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상무는 또 지난 9일 금호석화에 주주제안을 금호석화 측에 발송한 데 이어 OCI가 취득한 금호석화 17만1847주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청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과 OCI 양사 간 체결한 주식 맞교환은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상무 측 관계자는 “우리 상법상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며 “이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과 그 실질과 효력이 동일하고,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우호 주주에게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을 하는 것은 기존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여 그 효력이 없다는 게 법원의 기본 입장이다. 이는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가처분 신청 이유를 밝혔다.

박 전 상무의 최근 광폭 행보는 주총 표 대결에 대비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는 표 대결에서 완패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져 주주제안 의결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따라 경영 복귀 의지를 연일 드러내고,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박 전 상무 측은 지난해에는 금호석유화학이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시기였고, 주가도 수직 상승해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가 높았지만, 올해는 실적 전망이 지난해에 비해 좋지 않고, 주가도 낮은 수준으로 표 대결 시 겨뤄볼 만하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박 전 상무는 현재 금호석화 개인 최대 주주로 지분율은 8.53%다. 여기에 누나 세 명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10%를 웃돈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측 우호 지분율 14.44%에 못 미치지만,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돌린다면 박 전 상무 측의 의결권에 힘이 실릴지도 모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최대 실적 달성에도 주가는 오르지 않자 현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가 어떠한 출구 전략을 내놓는지에 따라 표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금호석화 주가가 높은 상태였고, 당시 기준 역대급을 실적을 냈기 때문에 사실상 완패가 예상됐다”며 “이번은 지난해와 상황이 다소 달라 쉽사리 결과를 속단하기 이르고, 박 전 상무가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을 설득할 방안을 내놓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 모두 우호 지분 확보에 총력전을 기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박 전 상무가 OCI 취득 주식에 대해 가처분을 신청한 것도 주총에 앞선 전초전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철완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둘째 형인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이다. 박 회장과 박 전 상무는 삼촌과 조카 사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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