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가 ‘이동권 보장’ 등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면서 서울 지하철 1·2·5호선에서 열차 타기 시위를 벌여 퇴근길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오후 7시 25분께 시위는 종료됐으나 열차 운행은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22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차연)는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시청역 1~2호선 환승 구간에서 장애인 권리 정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후 장차연은 열차 타기 캠페인을 전개해 일부 노선에서는 오후 7시 25분께까지 시위를 진행했다.
장차연은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오후 3시 무렵부터 서울 지하철 주요 노선 열차를 타고 장애인 권리 예산을 촉구하는 선전전에 나섰다. 이들은 지하철 내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발언 등을 이어갔으며 일부 지하철 역에서는
출근 시간에 주로 이뤄지던 시위가 이날은 퇴근 시간까지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5호선을 이용해 직장을 오가는 한 시민은 “장애인 시위로 1시간에 불과 8~9정거장밖에 이동하지 못했다”며 “장애인들의 권리 요구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에게 피해까지 주는 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시위가 아니고 예산 증액을 해달라는 시위임을 알았다”며 “본인들의 권리만큼 타인의 이동권도 중요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설 연휴 이후 20일째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운영비 국비 지원 및 보조금법 시행령 개정과 탈시설 예산 증액 등이 이들의 요구사항으로 지하철 전 역사의 엘리베이터 설치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장차연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1~8호선 21개 역사 중 엘리베이터 설계가 완료된 곳은 10개 역사에 불과하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