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이어 올해는 태양광 패널 사업 종료를 선언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과 미래 준비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태양광 시장 공략에 실패한 결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3일 공시를 통해 전날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6월 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태양광 패널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고, 태양광 패널 시장의 사업 악화로 인해 전격 철수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해 왔다”며 “2019년 1조1000억원대 매출은 2020년 8000억원대로 하락했고,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도 지속되는 추세다”고 밝혔다.
LG전자 측은 시장 경쟁이 과열화되면서 태양광 패널 시장의 업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값싼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센 반면, 폴리실리콘 등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고 있어 사업성이 낮다고 봤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을 시작해 N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태양광 패널 시장의 업황이 나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LG전자가 주력으로 밀어온 프리미엄 태양광 패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탄소중립 추세에 따라 중저가형 태양광 시장의 확장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태양광 신규 설치 예상량은 214GW에 달한다. 코로나19 상황 안정, 기후변화 및 ESG 이슈의 부상으로 전 세계에서 더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집권 4년 동안 태양광 및 풍력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인프라에 대해 4조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유럽 역시 태양광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대대적인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시장 업황과 관련해 “미국같이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고, 중국산 수입 자체가 정부 차원에서 제한된 국가에서는 LG전자 태양광 패널 제품이 나름 선방했지만, 대다수 국가에서는 효율성이 높은 중저가형을 선호한다”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집중해온 LG전자에게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가 태양광 사업에서 발을 빼는 이유는 타킷 설정 실패가 사실상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태양광 패널 사업 관련 국내 600여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명에 대해서는 재배치를 진행한다. 직원들의 역량과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다른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행할 계획이다. 또 LG전자는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직원들에게는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이들이 새 근무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