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7일 일요일 밤, 이 포항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포항시민의 뜨거운 환호에 활짝 웃었다.
윤 후보는 27일 오후 야권 단일화 결렬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경북 포항 방문을 찾았다. 당초 이날 오전 9시 경북 영주를 시작으로 안동·영천·경산·경주·포항을 잇달아 찾을 계획이었으나, 투표용지 인쇄 하루 전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결렬되면서 늦은 오후 포항만 방문했다.
일정을 재개한 윤 후보를 포항시민들은 강한 환호로 맞이했다. 첫 유세 장소였던 경북 포항시 북포항우체국 앞 거리에는 1만여명(경북도당 추산)의 시민이 윤 후보를 보기 위해 자리했다.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인파가 꽉꽉 몰린 모습이었다.
이어진 죽도시장 방문 일정에서도 구름인파가 윤 후보 뒤를 따라다녔다. 윤 후보는 시민들에게 꽃다발을 전달 받고 손을 들어 인사를 나누며 방문일정 내내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윤 후보는 죽도시장 방문 직후 유세차에 올라 “포항시민의 응원과 격려에 큰 감사를 드린다. 여러분의 힘을 받아 반드시 정권을 교체하고 이 나라를 바로 잡겠다”며 “여러분을 뵈니 정말 힘이 난다. 영덕대게 한 열 마리를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포항시민 여러분과 대한민국 국민들이 멍청한 정부 때문에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거짓말 잘하는 정권 때문에 여러분이 농락당하지 않도록 정직한 정부, 정직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보수의 텃밭 포항을 찾은 만큼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포항·울산에 갈 때마다 늘 생각나는 분이 박 전 대통령이다. 허허 벌판에 제철소를 세워서 지금 대한민국이 이렇게까지 왔다”며 “이런 분이 안계셨다면 맨날 싸움만 하고, 고속도로 까는 것을 반대만 하고 그러지 않았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겨누며 “박 전 대통령이 정말 잘한 것 중 또 다른 하나는 동남권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한 것”이라며 “이 정부는 원전사고 영화와 환경운동가들의 영향을 받아 탈원전 정책을 폈다. 결국 최근에는 신한울 1·2호기를 가동시키고, 또 5·6호기를 건설한다고 말하는 등 탈원전에서 복귀하는 듯한 정책을 발표했다. 사실상 탈원전 정책이 잘못된 것을 시인한 것이고 크게 바뀌지 않은 립서비스 정도로 봐도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한 날선 비판도 쏟아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보 정치인’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된 부분을 강하게 겨눴다. 윤 후보는 “우리가 한 말이 일본을 자극해서 일본 식민지가 됐는가. 힘 가지고 남의 나라를 침공하는 것은 약자가 자극해서 일어난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의 안보관과도 연관 지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는) 경험 없는 대통령이 러시아 자극해서 이렇게 됐다고 외국 국가 원수를 이렇게 모독했다. 미국 인터넷에서 아주 개망신을 떨고 있다”며 “북한이 이런 도발을 하는데도 종전선언만 외치면서 북한에 아부하고 김정은 심기만 잘 살피면 우리 안보가 잘 지켜지고 국민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사전투표’도 당부했다. 윤 후보는 “나도 첫날 사전투표를 할 것”이라며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지금 부정선거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서 당일투표만 하겠다고 한다. 우리 국민의힘에서 공명선거 조직을 총가동해 제대로 공정하게 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잘 감시하겠다. 걱정하지 말고 사전투표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아무런 사심과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 오로지 국민을 괴롭히는 부정부패와 몸 바쳐 싸웠을 뿐”이라며 “국민을 괴롭히는 무능하고 부패한 세력을 몰아내고 국민 여러분이 나라의 주인다운 주인답게 주권자로 느낄 수 있도록 내가 만들어드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