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도 하루 40만명 발생하면 의료붕괴… 정부 솔직해야”

“독감도 하루 40만명 발생하면 의료붕괴… 정부 솔직해야”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교수

기사승인 2022-03-16 09:14:01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진공동취재단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의료체계 붕괴 직전의 상황을 국민께 솔직히 고백하고 개인적인 감염 예방 노력에 동참하기를 호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위험군이 감염되면 우선 치료할 수는 있지만, 고위험군의 감염을 집중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역정책은 어디에도 없다”며 “유행 규모를 줄이지 않고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막을 수 없다. 늘어나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치료하고 싶어도 의료체계를 넘어서는 환자가 발생하면 사망자는 급증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쓸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을 다 해체해 놓은 마당이니 정부는 의료체계의 여력에 한계가 왔음을 인정하고 지금의 의료체계 붕괴 직전의 상황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국민이 개인적인 감염 예방 노력에 동참해 주시기를 호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그간 코로나의 치명률을 계절독감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5일 브리핑에서 “최근 4주간 치명률은 0.1%보다는 낮게 나오고 있어서 단기 치명률은 현재 계절독감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계절독감의 치명률은 0.05∼0.1% 수준이다.

이 교수는 “독감의 치명률과 비교하는 말도 안 되는 말장난은 그만두라”며 “언제 독감이 확진자 기준으로 하루 40만명 씩 발생해 본 적이 있었나. 독감도 하루에 40만명씩 발생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뒤이은 글에서 “바이러스와 방역정책에는 획기적이거나 기발하거나 요행이란 없다”며 “마스크를 애써 쓰고, 손 자주 씻고, 안 만나려 노력하고, 덜 움직이고, 백신 잘 맞고, 아플땐 그냥 쉬어야 한다”며 개인 위생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앞서 이 교수는 지난달 정부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 반대하며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문위원직을 사퇴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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